올 예산의 30%이상 배정...'밀착형 복지' 가동

서울시는 경제 격차가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밀착형 복지 정책을 가동 중이다. 올해 시는 오세훈 시장의 시정 핵심 가치인 ‘약자와의 동행’ 구현을 위해 올해 15조원 규모의 예산을 취약계층 보호에 사용한다. 당장 생계와 병원비 걱정에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시민을 위해 공공의료 문턱을 낮추고, 일상적인 건강 관리까지 책임진다는 구상이다.
29일 서울시 예산안 분석 결과 올해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는 15조6256억원이 쓰인다. 이는 전체 예산(약 51조원)의 30% 이상에 달한다. 4대 급여 지원에 4조7645억원을 투입하고, 결식 우려 어르신과 쪽방촌 주민 등의 급식 지원에 801억원을 배정해 취약계층의 기초 건강 상태 개선에 나선다.
당장 병원비 지출로 가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지원도 눈에 띈다. 시는 취약계층이 돈이 없어 치료를 미루지 않도록 '의료비 대출 이자 지원'에 1억2000만원을 배정했다. 또 외로움을 진단하고 상담하는 '서울마음편의점'과 '손목닥터9988 2.0' 등을 통해 시민 일상적인 심리 건강까지 챙긴다.
의료기관 방문조차 힘든 이들을 위해서는 공공의료가 직접 현장으로 찾아간다. 9개 시립병원 의료진으로 구성된 '나눔진료봉사단'은 매월 2차례 쪽방촌과 노숙인 지원센터를 방문해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에게는 진료비를 지원해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올해는 연 26회 방문해 약 4500명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공공의료 인프라의 전문성도 한층 강화됐다. 서울시립 서남병원은 '원데이(One-Day)' 시스템을 갖춘 노인진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고령층 환자를 대상으로 14종의 노인 포괄 평가를 완료해 대기 없이 당일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고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연계해 준다.
서울 내 25개 자치구 역시 지역사회에서 의료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다. 은평구는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을 위해 치과의사가 직접 방문하는 '원스톱 구강 안심트랙'을 시행 중이며 관악구는 약사가 고령 1인 가구를 찾아가 AI 기반 리포트를 토대로 복약 관리를 돕는 '똑똑한 100세 약손 사업'을 운영한다. 노원구는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친화병원'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에도 시는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을 줄줄이 시행할 전망이다. 앞서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시민 삶의 질 향상'을 공약한 바 있다. 소득뿐만 아니라 직업과 계층 격차가 건강 격차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오 시장의 시정 철학이 반영된 약속으로 해석된다. 이에 기존 약자 동행 정책과 함께 선거 과정에서 발표한 의료·돌봄 정책 시행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고령층 의료와 관련해 오 시장은 어르신 공약으로 4년간 1조410억원을 투입해 주거와 여가, 의료를 통합 지원하는 체계 구축안을 선보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먼저 비요양등급 어르신의 방문진료 본인부담금을 80%, 1인당 연간 5회까지 지원한다. 또 ‘돌봄 SOS 서비스’이용 한도액을 기존 16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상향해 식사 배달과 병원 동행, 긴급 간병 등 단기 돌봄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 밖에 어르신의 사회 참여와 경제적 안정을 위한 동네일자리 연간 15만 개 공급, '우리동네 활력충전소' 120곳 조성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오 시장은 민선 9기에서도 ‘약자와의 동행’을 핵심 기조로 삼겠다고 선거 과정과 당선 직후 거듭 강조했다”며 “특히 핵심인 ‘디딤돌 소득 2.0’ 시행과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의료·돌봄 정책 시행에도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