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구 구조 변화, 경력직 채용 확대, 중동 전쟁 장기화 영향
구윤철 "청년 뉴딜 추진방안 핵심과제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
우리나라의 가파른 경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고용 한파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역대급으로 치솟았지만, 고용 취약계층인 청년 고용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최대폭 감소다.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전년 동월 대비 2.4%p 하락했다. 하락 폭은 2021년 1월(-2.9%p) 이후 가장 컸다.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전년 대비 0.6%p 상승했다.
청년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중동 전쟁 장기화 외에도 구조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지만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자본 집약적 산업의 특성상 수출 실적과 청년 고용지표가 정반대의 그래프를 그리게 된 것이다. AI발 기술 발전이 청년 일자리 축소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생성형 AI 출시 이후 청년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패턴도 확인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청년층은 산업·인구 구조 변화, 기업의 경력직 채용 확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까지 겹친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전쟁에 따른 경기 악화 요인이 더해지면서 청년 고용 부진이 한층 심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여건을 탓하기보다는 고용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술 고도화로 저숙련 청년 노동자 수요가 급감하면서 기업들이 굳이 자체 훈련 비용까지 감당하며 신입을 채용해야 할 유인이 실종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기에 구직 희망자는 넘치지만 질 낮은 일자리를 기피하는 미스매치 구조까지 굳어지면서 청년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다만 중동 전쟁이 청년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전쟁이 없었으면 상황이 조금 나았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전체적으로 보면 활황"이라며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청년 고용 문제가 나아질 수 있다고 보진 않고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청년 고용 부진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총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용상황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고용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속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제조·건설·농어업 등 업종별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청년고용 활성화와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4월 정부가 발표한 '청년 뉴딜 추진방안'의 핵심과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특히 올해 하반기 청년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에이전틱(Agentic) AI' 등 첨단산업 부문 전문인력 교육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청년뉴딜 사업 뿐만 아니라 구조개혁을 포함한 모든 경제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과정에서 청년의 목소리와 눈높이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