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년, 전문가들이 꼽은 외환시장 3대 이슈는

입력 2026-06-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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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구조적 달러수요·외국인 주식매도
수출 사상 최대·반도체 호황에도 원화는 약세
환율 결정 공식 바뀌었다…무역흑자보다 자본이동이 좌우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아프리카 국가 및 국제기구 장관급 인사들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아프리카 국가 및 국제기구 장관급 인사들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외환시장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과 구조적인 달러 수요 확대,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꼽았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수출 호조에도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이어진 점은 과거와 다른 외환시장 환경을 보여준 상징적 현상이라고 평했다.

4일 본지가 외환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최근 1년 외환시장은 전통적인 환율 결정 요인보다 자본 이동과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 시기였다. 과거에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환율 방향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해외투자와 주식자금 흐름,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환율을 좌우하는 핵심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이란간 중동전쟁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환율 불확실성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체크)
(체크)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이슈는 미국·이란 전쟁이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원화 약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압력이 가장 큰 변수였다”며 “전쟁이 4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까지도 환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 들어 외환시장을 지배한 가장 큰 이슈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였다”며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환율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란 전쟁과 고유가 부담이 최근 1년간 외환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환율 등락이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택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중동전쟁이 원화 약세를 지속시키는 핵심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환율 불안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이슈로는 구조적인 달러 수요 확대가 꼽혔다. 이른바 ‘서학개미’로 대표되는 해외투자 증가와 기업들의 해외투자 확대가 과거와 다른 환율 흐름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수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환율이 상승한 것은 전통적인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라며 “해외주식 투자 확대와 대미 투자 증가 등 자본유출 요인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환율이 상승한 것은 해외투자 확대와 미국의 대규모 투자 요구가 맞물린 결과”라며 “최근 외환시장은 실물경제보다 자본 이동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다운 연구원도 “서학개미를 포함한 구조적 달러 수요 압력이 환율의 눈높이 자체를 높였다”면서도 “반대로, 정부가 국민연금을 필두로 환율안정 의지를 명확하게 한 부분은 달러 수급을 완화시킨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정훈 연구원 역시 “지난해 환율 상승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정부 대책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등으로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구조적 달러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각사)
(각사)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자금 이동도 주요 이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 나타난 외국인 차익실현 움직임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 급등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리밸런싱과 차익실현 매도가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에는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셀코리아라고 볼 수는 없지만 구조적인 매도 압력은 분명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이택근 연구위원도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가 제한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향후 외국인 수급이 환율 안정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수출 호조가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수출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원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며 “과거에 보기 어려웠던 환율과 실물경제간 괴리가 나타난 것은 최근 1년의 특징”이라고 평했다.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반도체 호황 이면에는 해외투자 확대와 자금 유출이 동시에 있다”며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최근 환율 흐름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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