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구글' 나올 수 있을까⋯한은 "대학 혁신창업, 거버넌스 개혁 통해 키워야"

입력 2026-06-04 12:19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은, 중장기 심층연구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발표

▲구글. (사진=AI 생성)
▲구글. (사진=AI 생성)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대학 혁신창업' 활성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과거와 비교해 대학 내 창업 기업 수는 늘었지만 자금 압박으로 대표되는 '죽음의 계곡'을 수 차례 거치면서 선두 기업으로의 도약이 쉽지 않은 만큼 그에 따른 제도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4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인구노동연구실은 5월 경제전망보고서 내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보고서를 통해 "대학 혁신창업은 고위험·고부가가치 원천기술과 고숙련 인재를 결합해 지식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핵심 경로"라며 "장기 성장률 제고의 주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혁신창업이란 대학 내 R&D 성과 또는 대학의 인적자원에 기반한 기술∙지식 집약형 창업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 혁신창업 기업 수는 2887곳(2024년 기준)이다. 이는 10여년 전인 2011년(987곳)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들 기업 중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도 74%에 달해 OECD 평균치(45%)를 크게 웃돌지만 시가총액 30위권 기업 중에서는 해당 기업을 찾기 어렵다. 반면 미국의 경우 시총 10개 기업 중 5곳(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메타)이 대학에서 시작돼 대학 창업이 혁신을 주도하는 경로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한은 평가다.

국내 대학 혁신창업 기업 중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은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이 기업은 인간형 로봇 '휴보'를 탄생시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2011년 창업한 로봇 전문기업으로, 2024년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 기업은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4조원대 안팎을 기록하며 시총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장 국내 대학 혁신창업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사업 착수에서 사업화 다계, 후속투자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다. 대표적으로 대학 내부에서는 창업 당사자에 포함되는 교원 업적 평가가 학술활동에 집중돼 있어 창업 성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창업 실패 시 개인 부담비용이 크고 복학 등 절차가 불명확해 창업으로의 진입을 막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제공=한국은행)

자본과 전문인력 부족 이슈도 만만치 않다. 사업이 커지는 과정에서 자금 압박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구조다. 이 같은 자금확보 제약은 기업의 R&D 활동을 축소시켜 역량 제고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업화 초기에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후속투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두 번째 죽음의 계곡'에 직면하게 된다. 또 투자자금 회수기간이 여타 선진국 대비 길다는 점, 벤처캐피탈 규제 상 IPO 이전 투자 회수 경로가 제한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밖에 전문인력 부족으로 기술의 권리 보호나 거래 협상 역량이 취약한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한은은 이 같은 대학 기업들이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학 거버넌스 개혁 △공공부문 수요자 역할 △민간 투자 유도 등을 3대 축으로 지원ㆍ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원 업적평가에 기술이전 및 창업실적을 포함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 및 교원 복귀 등에 대한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교수 등 창업가가 계약 협상에서부터 투자유치, 행정처리 등 일괄 담당하는 한국형 모델과 달리, 전문가 중심 조직으로 전환하는 역할 분리형 창업모델도 제안했다.

죽음의 계곡 해소방안으로는 IP담보 특례 및 매출연동상환 시범 도입, 촉매형 스케일업 투자구조 구축 필요성을 제안했다. 또한 공공기관이 기술 과제를 제시하고 창업 기업이 시제품을 시범 납품한 뒤 성과 충족 시 후속 조달로 자동 전환되도록 하는 '공공조달 과제 기반 시범구매'를 도입하고 구매 실적 조항을 기술실증 결과로 대체하는 등의 지원 필요성도 거론했다.

정종우 한은 인구노동연구실 과장은 "후속 자금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한 대체금융을 제도화하고, 공공 부문 마중물과 민간 자본 매칭을 결합한 투자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공공조달이 대학 창업을 촉진하는 사례 역시 영국(SBRI)과 미국(SBIR Phase II)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대학 혁신창업 기업의 활성화가 저성장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의 구조개혁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과장은 "인구구조 변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원천 기술의 사업화·스케일업을 통해 대학 창업 기업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성장사다리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의 대학 창업 생태계는 선도 기업 배출 등 질적 전환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오세훈, ‘첫 5선 서울시장’에 “시민 승리”…정원오 “시민 선택 겸허히 받들겠다”[종합]
  • 젠슨 황,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만난다…“휴머노이드 로봇 협력 기대감”
  • 비트코인 5%대 하락⋯이유는? [Bit 코인]
  • 李 청와대 참모 7명 중 5명 당선…하정우·김병욱 고배 [선택, 6·3 지선]
  • 한동훈, 부산 북갑 보궐선거 당선…“북구 발전·보수 재건 완수할 것”
  • 해외계좌 5억원 넘으면 신고해야…해외신탁도 올해부터 포함
  • 113조 IPO 초읽기…국내 증시도 영향권 [스페이스X 상장, 축포냐 쇼크냐 上-①]
  • 공사비 오르고 공급 절벽⋯분양ㆍ입주권 30억대 거래 속출
  • 오늘의 상승종목

  • 06.04 13:31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71,000
    • -2.14%
    • 이더리움
    • 2,700,000
    • -0.95%
    • 비트코인 캐시
    • 370,000
    • -0.38%
    • 리플
    • 1,800
    • +0.45%
    • 솔라나
    • 106,500
    • -2.11%
    • 에이다
    • 299
    • -3.86%
    • 트론
    • 496
    • +1.43%
    • 스텔라루멘
    • 318
    • -1.85%
    • 비트코인에스브이
    • 19,950
    • -3.72%
    • 체인링크
    • 12,340
    • +0.41%
    • 샌드박스
    • 88.38
    • -2.4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