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고금리 충격…월가 ‘퍼펙트 스톰’ 경계 [종합]

입력 2026-05-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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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중동 리스크 무시
채권시장이 먼저 경고음”
시장, 스태그 가능성 고민
국내시장도 ‘금리 발작’ 양상

▲(AI 기반 편집 이미지)
▲(AI 기반 편집 이미지)

글로벌 채권시장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월가에서 ‘퍼펙트 스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물가 압력이 커지자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는커녕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국채 금리가 치솟는 등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월가의 위험자산 랠리가 글로벌 채권 매도세와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도 월가 투자은행 분석을 종합해 최근 미국 증시가 강한 1분기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채권 금리 급등이라는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급등이 단순한 채권시장 변동성을 넘어 글로벌 자산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투자자들은 중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무시한 채 인공지능(AI) 낙관론과 기업 실적 개선에만 집중해 왔다”며 “이제 채권시장이 먼저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미국 증시 상승세는 AI 관련 기술주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강세를 이어가면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상승분 대부분이 대형 기술주에 편중돼 있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경계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프리야 미스라 JP모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선 것은 위험한 신호”라며 “시장이 단순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잭 애블린 크레셋캐피털 수석전략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몇 달만 길어져도 투자자들이 전혀 준비하지 못한 새로운 인플레이션 체제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은 한국에도 빠르게 번졌다. 국내 채권시장 역시 ‘금리 쇼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만의 구조적 요인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 속에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데다 한국은행 역시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서다. 경기 회복 기대와 재정 확대, 통화 긴축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며 채권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 연구원은 “경기 개선기인데도 재정 지출 확대가 이어지면서 채권 공급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중앙은행 긴축 우려까지 겹쳐 시장 참가자들이 채권 매수를 꺼리는 ‘매수 파업’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네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시장에 반영됐다”며 “통화긴축 우려가 확대됐다고 해도 금리 상승 속도가 세계적으로도 매우 가파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성장과 물가, 재정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 장기채 투자 매력은 구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채권 연구원은 국고채 10년물 금리 상단을 연 4.5% 수준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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