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서글픈 생존 전략 [노트북 너머]

입력 2026-05-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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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부에 배치받은 지 고작 4개월. 그 사이 코스피는 오천피, 육천피, 칠천피를 넘어 팔천피까지 치솟았다. 과거 코스피가 1000선에서 2000선까지 오르는 데는 18년 4개월, 2000선에서 3000선까지는 13년 5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누군가는 10년을 일해도 못 봤던 광경을 거의 매달 목격한 셈이다. 이달 초에는 기사에 ‘꿈의 팔천피’라는 표현을 써놓고 고민했다. 이 정도는 누구도 꿈꾼 적 없을 것 같은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동소득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말은 시대의 상식이 됐다. 연초 대비 SK하이닉스는 약 190%, 삼성전자는 약 130% 급등했다. 주식으로 큰돈을 번 사람도 많다고 한다. 치솟은 자산 가격은 고가 소비로 이어졌고, 지난 1분기 주요 백화점들은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백화점 관련 주가 역시 한 달 새 50~60%씩 뛰었다.

반면 서민 경제의 체감 지표는 도리어 악화하고 있다. 고물가에 짓눌려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진 99.2를 기록했다. 한 달 만의 낙폭으로는 지난 2024년 12월 계엄 사태 당시의 충격 이후 가장 크다고 한다.

전형적인 'K자형 양극화'다. 자산으로 소득을 늘린 상위 계층이 소비 시장을 주도하는 사이, 하위 계층의 소비 여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 근로소득 증가율은 2%대에 그쳤지만, 이자나 배당 같은 재산소득은 10% 가까이 늘었다. 코스피 지수가 폭등한 올해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노동소득만으로는 자산을 모으기는커녕 현상 유지도 어려운 구조다 보니, 이제 주식 투자는 계층을 불문하고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 됐다. 문제는 이 생존 자금이 향하는 종착지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광통신, 그리고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에너지주까지, 사실상 인공지능(AI) 시대를 떠받치는 모든 밸류체인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결국 우리는 노동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역설적이게도 그 노동을 가장 빠르게 대체할 기술에 판돈을 걸고 있는 셈이다. 살아남기 위한 개개인의 절박한 선택이 도리어 자신의 설 자리를 좁히는 부메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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