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급거 귀국 이재용 “우린 한 몸 한 가족”…삼성 총수·경영진, 노조에 잇단 대화 손짓

입력 2026-05-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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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일정 줄이고 귀국한 이재용 회장, 노사 갈등 첫 공개 사과…“국민·고객께 머리 숙여 사죄”
전영현 부회장 평택 노조 직접 방문 이어 사장단 대국민 사과… 삼성, 협상 복원 총력전
총파업 앞두고 DS부문 내부 갈등 관리 착수… ‘파업 압박 금지’ 공지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예정보다 일정을 조정해 귀국한 이 회장은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노사 갈등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총수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노조와의 대화 복원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귀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삼성을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노조를 향해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말했다.

이 회장이 노사 문제를 두고 공개 사과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총파업 우려가 반도체 공급 안정성과 글로벌 고객 신뢰 문제로 확산하자 총수가 직접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근 노사 갈등 수습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인 15일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이 직접 경기 평택캠퍼스 노조 사무실을 찾아 공동투쟁본부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박용인 사장 등 반도체 핵심 경영진도 동행했다.

전 부회장은 노조에 “열린 자세로 대화하겠다”며 교섭 지속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결렬 이후 반도체 부문 최고경영진이 직접 노조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같은 날 삼성전자 사장단도 별도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국민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쳤다”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반도체는 24시간 쉼 없이 공정이 돌아가야 하는 장치 산업으로 결코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뢰 자산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제도화, 투명성 강화 등을 요구하며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최근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총파업을 앞두고 사내 분위기 관리도 비상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최근 각 조직장에게 메일을 보내 “쟁의행위 참여 여부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참여 강요나 심리적 압박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사는 폭행·협박 등을 동반한 쟁의행위 참여 강요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안내했으며, 원치 않는 파업 권유나 참여 여부 공개 확인 등으로 부담을 느끼는 직원은 별도 지원 절차를 이용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단순 노사 협상을 넘어 조직 내 갈등도 표면화하고 있다고 본다. 일부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성과급 중심 노조 요구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으며, 노조 탈퇴 움직임이나 파업 반대 목소리도 감지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 노사 갈등과 달리 이번에는 총수 사과, 사장단 공개 호소, 반도체 최고경영진 직접 면담까지 모두 등장했다”며 “총파업 자체보다 글로벌 고객 신뢰와 조직 결속 약화를 더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임금·성과급 문제를 넘어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 조직 문화 문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 회장의 ‘비바람은 내가 맞겠다’는 메시지가 실제 협상 재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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