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시기는 부모에게 가장 낯설고 긴장되는 시간이다. 작은 기침 소리 하나에도 병원을 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고 인터넷과 SNS에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을 겪기 쉽다. 특히 최근에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보 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손수예<사진> 우리아이들병원 튼튼센터 원장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시기일수록 ‘과도한 정보’보다 아이의 일상 변화를 읽는 기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원장은 약 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육아 전문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어린이’를 통해 신생아 및 영유아 건강관리 정보를 전달하며 보호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초보 부모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수유와 배변 문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아이의 체중이 정상적으로 증가하는지, 수유량은 적절한지, 변의 횟수와 형태가 정상 범위에 속하는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려는 문의가 많다. 손 원장은 “신생아는 위식도 조절 근육이 미성숙해 자주 게우거나 구토를 하는데 이를 심각한 질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가 숨 쉴 때 들리는 그렁거림이나 코막힘 소리에 감기를 의심하며 걱정하는 사례도 흔하다”고 말했다.
아이 상태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먹고 자고 노는 일상 리듬’이라고 손 원장은 강조했다. 단순히 코막힘 소리가 난다고 해서 병원을 급히 방문할 필요는 없지만, 평소보다 수유량이 급격히 줄거나 잘 달래지지 않을 정도로 보채는 경우라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맘카페와 SNS, AI 기반 정보까지 넘쳐나면서 생후 두 달도 되지 않은 아이의 사두증(머리 모양 비대칭)이나 자폐 스펙트럼 가능성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신생아 시기는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인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보내는 부모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손 원장은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며 “기저귀를 잘 갈아주고, 수유량을 적절히 조절하고, 정기 검진과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신생아 시기 감염병 예방의 핵심으로 ‘가족 면역’을 강조했다. 백일해와 인플루엔자, RSV 등은 대부분 가족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아 산모뿐만 아니라 부모와 조부모까지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영유아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RSV에 대해서는 영아일수록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RSV는 대부분 영유아가 생후 2세 이전 한 차례 이상 감염될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다. 일반적으로는 감기처럼 지나가지만 영아에서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중증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생후 초기 영아일수록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보호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손 원장은 “RSV는 영아에서 특히 상태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며 “38도 이상의 발열이나 호흡이 빨라지는 증상, 갈비뼈 사이가 움푹 들어가는 호흡, 쌕쌕거리는 소리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수유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아이가 처지는 모습 역시 위험 신호”라고 밝혔다.
가정 내 예방 수칙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SV는 비말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만큼 외출 후 손 씻기와 장난감·식기류 소독,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감염관리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호흡기 증상이 있는 가족이나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마스크 착용과 기침 예절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원장은 2025년 국내 도입된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 이후 실제 현장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5~2026 시즌 첫 6개월 동안 RSV로 인한 영아 입원 환자가 임상적으로도, 통계적으로도 의미 있게 감소했다”며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0세 영아 RSV 입원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약 25% 감소했고, 유행 정점 시기 입원 환자는 191명에서 79명으로 약 60% 급감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현재로써는 입원하더라도 바이러스를 직접 제거하는 치료제보다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가 중심”이라며 “모든 영아가 첫 RSV 유행 시즌 전, 혹은 유행 기간 중 출생했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예방 항체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