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협력사 “라인 서면 직격탄”
평택라인 하나에 3만명 일자리 연계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에도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협력사들은 장비 반입과 부품 납기를 앞당기며 비상 대응에 나섰고 중소 협력사를 중심으로는 고용 불안 우려까지 커지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들은 최근 생산 일정과 인력 운영 계획을 조정하며 총파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생산라인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장비 반입 시점을 당기고 핵심 부품 재고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생산 일정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일정이 꼬이면 후속 공정까지 연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파업 가능성이 거론된 이후 고객사 대응 일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납기 압박이 커지면서 현장 인력 운영 부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충격이 삼성전자 내부를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삼성전자 1차 협력회사는 1061곳, 2·3차 협력회사는 693곳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하나에 수백개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연결돼 있는 구조다.
특히 중소 협력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하나에는 협력사를 포함해 약 3만 명의 일자리가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라인 가동이 멈추거나 일정이 지연될 경우 원청보다 체력이 약한 중소 협력사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비정규직과 파견직 중심 고용 불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와 클린룸 공정 운영 상당수가 외주·협력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현장 인력 감축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정규직 중심 파업이 실제로는 협력사 중소기업과 현장 인력에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오는 구조”라며 “반도체 산업은 공급망 전체가 동시에 움직이는 생태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11~12일 예정된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삼성전자 노사는 노동부와 함께 노·사·정 미팅을 진행한 뒤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총파업 예고 시점이 21일인 만큼 이번 조정이 사실상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