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29일 마무리된 2025회계연도 결산검사 결과, 수원시의 채무는 1428억 원. 3년 전인 2021년 3712억 원의 절반도 안 된다. 57% 감소. 그 사이 시민 1인당 어깨에 얹혀 있던 빚은 23만1000원에서 12만 원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긴축재정의 전형적 성공담이다. 그런데 결산서의 다음 장을 넘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순자산이 19조9511억원, 20조원 턱밑까지 치고 올라갔다. 전년보다 4290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빚은 줄었는데 자산은 늘었다. 긴축이 아니라 '체질 개선'이었다는 뜻이다.

숫자를 따라가면 궤적이 일관적이다. 채무는 2021년 3712억원에서 해마다 내리막이다. 2022년 3334억원, 2023년 2761억원, 2024년 2054억원, 2025년 1428억원. 4년 연속 감소.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수인선 지하화, 농수산물시장 현대화 등 54건의 장기차입금 676억원을 갚아 2025년 한 해에만 총 부채를 742억원(19%) 덜어냈다.
빚을 갚느라 도시가 멈춘 것이 아니냐고? 결산서가 답한다. 순자산 증가분 4290억원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주민 편의시설 자산 2802억원 증가, 사회기반시설 자산 979억원 증가가 보인다. 황구지천 생태수자원센터를 짓고, 도로를 뚫기 위해 토지를 사들이고, 구운공원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시민이 매일 밟고 다니는 인프라를 깔면서 동시에 빚을 줄인 것이다.
돈이 어디서 났느냐가 관건이다. 세입 결산액 4조3387억원, 전년 대비 10.5% 증가. 법인지방소득세가 늘고, 체납액을 체계적으로 걷고, 국·도비 보조금을 끌어오기 위한 적극행정이 맞물린 결과다. 쓸 돈을 아낀 것이 아니라 벌어들인 돈을 키운 것이다.
재정운용의 정밀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하나 더 있다. 순세계잉여금 1902억원, 전년보다 102억원 감소. 예산을 남기지 않고 계획대로 집행했다는 뜻이다. 2022년 3056억원이던 잉여금이 해마다 줄어드는 흐름은 '예산을 정확하게 쓰는 능력'이 올라갔다는 증거다.
수원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채 관리와 재정건전성 유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시민 체감도가 높은 공공 인프라에 투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의 실력은 공약이 아니라 결산서에서 드러난다. 빚 57% 감축, 순자산 20조 원 육박, 1인당 채무 반토막, 세입 10.5% 성장. 이 네 개의 숫자가 동시에 움직인 것이 수원특례시 결산서가 던지는 메시지의 전부다. 빚을 줄이면서도 도시를 키울 수 있다는 것. 긴축과 성장은 양자택일이 아니라는 것. 결산서 한 장이 그것을 증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