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산 신선우유와 수입 멸균우유를 비교하는 홍보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국산 신선우유가 빠르게 유통되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였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런데 왜 수입 우유가 더 싸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 온라인몰에서는 수입 멸균우유 1L 제품이 1000원대 중후반에 판매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반면, 국산 신선우유는 대형마트 기준 3000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 비교를 품질 경쟁이 아니라 가격 경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홍보물은 ‘국산은 빠르고 신선하다’는 장점을 부각했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멀리서 오는 수입 우유가 왜 더 저렴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고물가가 길어지면서 식품 소비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국산, 신선, 당일 유통 같은 문구가 가격 프리미엄을 설명하는 근거가 됐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는 같은 1L 우유를 놓고 가격 차이가 크다면 원산지보다 지출 부담을 먼저 따진다. 장바구니 앞에서는 ‘더 신선하다’는 설명보다 ‘얼마나 더 싸냐’는 질문이 앞서는 셈이다.

가격 차이는 단순히 소비자 심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멸균우유는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유통기한이 길어 재고 관리가 쉽다. 냉장 유통 부담도 상대적으로 작다. 대량 구매가 쉬운 온라인몰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더 두드러진다.
반면 국산 신선우유는 낙농가 보호, 원유 가격, 냉장 유통비, 가공·판매 구조 등이 가격에 반영된다. 국산 우유가 비싼 데에는 생산 기반 유지라는 산업적 이유가 있지만, 소비자가 마트 진열대 앞에서 체감하는 것은 복잡한 구조가 아니라 최종 가격이다.
이 지점에서 국산 우유업계의 고민이 커진다. 업계 입장에서는 국산 우유의 신선도와 품질을 강조해야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이 좋은 건 알겠는데 왜 이렇게 비싸냐”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신선도 경쟁이 가격 논쟁으로 바뀌는 이유다.

흰우유 소비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kg으로 전년보다 9.5% 줄었다. 이는 흰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는 줄고, 가격 민감도는 커지고, 수입 멸균우유의 존재감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산 우유 관세가 철폐됐고, 유럽산 관세도 단계적으로 사라지면 수입 우유의 가격 경쟁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산 우유업계는 신선도와 품질을 앞세우는 동시에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제품 구성과 소비자 설득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용량 제품, 온라인 전용 상품, 멸균우유 제품군 확대 등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장기화로 우유 소비에서도 가격 비교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신선우유가 신선도와 품질을 앞세우는 사이, 수입 멸균우유는 가격과 보관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산 우유업계의 가격·제품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