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은 이제 즐기는 공간”…창경궁서 만난 ‘생활공예’ 궁중문화축전 현장[가보니]

입력 2026-04-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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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83만 시대, 체험형 콘텐츠로 성장한 궁중문화축전
영춘헌 서재·왕비 체험 등 창경궁 특화 프로그램 집중 조명
외국인 참여 확대·예약 10분 매진…젊은 층 중심 인기 확산

“요즘은 궁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29일 창경궁 '영춘헌, 봄의 서재' 현장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29일 창경궁 '영춘헌, 봄의 서재' 현장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진미경 국가유산진흥원 궁능사업실 궁중문화축전팀 팀장은 29일 창경궁에서 진행 중인 ‘2026년 봄 궁중문화축전’ 현장에서 궁궐 활용 방식의 변화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창경궁은 왕실 여성의 생활 공간이라는 역사적 성격을 반영해 ‘생활공예’ 중심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는 다른 궁궐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진 팀장은 “경복궁이 의례 중심, 창덕궁이 건축미 중심이라면 창경궁은 생활공예 성격이 강하다”며 “향 만들기, 공예 체험, 독서 프로그램처럼 일상과 맞닿은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중의 생활 문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궁중문화축전은 25일부터 5월 3일까지 9일간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축전을 통해 연간 165만명 방문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춘헌, 봄의 서재’는 정조의 독서 공간이었던 영춘헌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고즈넉한 전각 내부에는 개인 책상과 작업 환경이 마련돼 있다. 참가자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독서와 업무를 병행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궁궐이라는 전통 공간에서 현대적인 ‘워크와 휴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진 팀장은 “궁에서 보내는 시간을 일상처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29일 창경궁 대온실에서 '향낭 체험' 중인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29일 창경궁 대온실에서 '향낭 체험' 중인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이어 대온실 교육관에서는 향낭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성향 테스트를 거친 뒤 향 재료를 직접 배합해 자신만의 향을 완성했다. 진 팀장은 “이런 체험은 모두 생활공예 범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통명전에서 진행된 ‘왕비의 취향’은 관람과 체험이 결합된 몰입형 콘텐츠다. 상궁과 왕비가 등장하는 상황극을 통해 궁중의 일상이 생생하게 펼쳐졌고, 참가자들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현장 분위기에 몰입했다. 이후 전통 보자기 포장 체험이 이어져 직접 매듭을 묶고 포장 방식을 익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처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전략은 관람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 참여자는 2022년 24만8614명에서 2025년 83만7967명으로 3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관람객 만족도 역시 같은 기간 91.22점에서 95.20점으로 상승하며 높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관람 중심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 관람객 경험을 끌어올린 결과다.

▲29일 창경궁 '왕비의 취향'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29일 창경궁 '왕비의 취향'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젊은 층 유입도 두드러진다. 진 팀장은 “한복을 입고 궁을 찾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20~30대 관람객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궁궐이 하나의 문화 콘텐츠이자 즐길 거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기 프로그램은 예약 시작 10분 안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고,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외국인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축전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형과 현장 참여형으로 나뉜다. 외국인은 크리에이트립 등의 플랫폼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진 팀장은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궁중 음식 체험과 야간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궁중문화축전은 관람 중심 행사에서 체험형 문화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진 팀장은 “궁은 지금도 살아 있는 공간”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국민과 세계인이 궁궐을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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