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IPO 문턱 높아진다…주주가치 회복 기대 속 자금조달 경고음 [중복상장 금지, 약일까?독일까?①]

입력 2026-04-29 06: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막겠다는 취지
기업 자금조달·IPO 시장 위축 우려

정부가 대기업 계열사의 중복상장(쪼개기상장)에 제동을 걸면서 자본시장이 새 갈림길에 섰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 일반주주 가치가 훼손되는 구조를 막겠다는 취지는 분명하다. 다만 기업공개(IPO)를 통한 신사업 자금조달과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경로가 동시에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복상장 금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낮추는 ‘약’이 될지, 이미 식어가는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독’이 될지 자본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뿐 아니라 인수·신설 자회사도 모회사가 실질 지배력을 갖고 있으면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6월까지 관련 상장 규정 개정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7월부터 새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심사 기준은 상장 필요성, 주주 소통, 일반주주 보호,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등이다. 자회사의 사업과 의사결정이 모회사에 종속돼 있거나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방안이 미흡하면 상장이 제한될 수 있다. 중복상장이 모회사 기업가치 할인이나 지분 희석을 유발하는지도 따진다.

정부가 칼을 빼든 배경에는 누적된 일반주주 불만이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자회사로 상장시키는 사례가 반복됐다. 모회사 주주는 신사업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지만, 성장 과실은 별도 상장된 자회사로 옮겨갔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 계열사 연쇄 상장 논란이 대표적이다.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 피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자회사 IPO 이후 6개월간 모회사 주가는 평균 10.81% 하락했다. 지난해 말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은 11.2%로 미국 0.05%, 일본 4.0%를 크게 웃돌았다.

▲(사진=AI 생성) (구글 노트북LM)
▲(사진=AI 생성) (구글 노트북LM)

문제는 규제의 파장이 주주보호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터리, 바이오, 플랫폼,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모회사가 모든 투자금을 떠안기 어려운 만큼 자회사 상장은 성장자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중복상장 문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은 IPO 대신 유상증자, 회사채, 전환사채, FI(재무적 투자자)·SI(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받은 기업들의 부담도 커졌다. 일정 기간 내 IPO를 조건으로 투자받은 경우 상장이 지연되면 풋옵션이나 동반매도청구권이 행사될 수 있다. 중복상장 규제로 IPO 일정이 막히면 기업의 자금 상환 부담과 경영권 압박으로 번질 수 있다.

IPO 시장이 이미 냉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올해 1분기 신규 상장 기업은 11곳으로 지난해 1분기 25곳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공모액도 같은 기간 1조8626억원에서 7968억원으로 급감했다.

유건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복상장이 많을수록 지주사가 보유한 자회사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며 “중복상장 규제가 지주사 할인 해소로 이어진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사모펀드 품에 안긴 저가커피 브랜드, 배당·본사마진 지속 확대…가맹점주 수익은 뒷전
  • “제가 진상 엄마인가요?” [해시태그]
  • 음식점 반려동물 동반 출입 허용됐지만…긍정 인식은 '부족' [데이터클립]
  • 삼전·SK하닉 신고가 행진에도⋯"슈퍼사이클 아니라 가격 효과"
  • "이런 건 처음 본다" 경악까지⋯'돌싱N모솔', 연프 판 흔들까 [엔터로그]
  • OPEC 흔들리자 유가 예측도 흔들…韓 기업들 ‘변동성 리스크’ 비상
  • "달리면 최고 연 7% 쏩니다"…은행권 '운동 적금' 러시
  • 오픈AI 성장 둔화 우려 제기⋯AI 투자 열기 다시 시험대
  • 오늘의 상승종목

  • 04.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5,397,000
    • +1.49%
    • 이더리움
    • 3,479,000
    • +2.66%
    • 비트코인 캐시
    • 675,500
    • +1.73%
    • 리플
    • 2,085
    • +1.21%
    • 솔라나
    • 126,800
    • +1.93%
    • 에이다
    • 376
    • +3.01%
    • 트론
    • 480
    • -0.21%
    • 스텔라루멘
    • 245
    • +0.8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500
    • +2.26%
    • 체인링크
    • 13,950
    • +1.6%
    • 샌드박스
    • 116
    • +1.7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