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이틀 전 전입했다고 취소?”…농어촌전형, 판례 누적에 ‘선제 구제’

입력 2026-04-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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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가면 대부분 학생 승소…교육부, 행정 단계서 권리구제
‘주소 이전=자격 상실’ 일률 적용에 제동…제도개선도 병행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학부모와 입시생들이 각 대학별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학부모와 입시생들이 각 대학별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농어촌 특별전형에서 단순 주소 이전을 이유로 입학을 취소해 온 관행에 대해 정부가 제동을 걸고 소송 이전 단계에서 학생을 선제 구제하기로 했다. 법원과 행정심판에서 유사 사례가 반복적으로 뒤집힌 점을 반영한 조치다.

교육부는 27일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농어촌 특별전형 합격 이후 고교 졸업 전 거주지를 이전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례에 대해 권리구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학이 유권해석을 요청한 사안에 대해 기존 판례 흐름을 근거로 ‘입학 취소 대신 구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번 조치는 대입 현장에서 반복돼 온 불합리 사례를 줄이기 위한 적극행정의 일환이다. 일부 대학은 모집요강에 ‘재학기간 중 주민등록상 단 하루라도 전출 시 자격 상실’ 등의 문구를 두고 이를 근거로 합격 취소 처분을 내려왔다. 그러나 대학 합격·등록 이후 대학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겼다는 이유만으로 입학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학생과 대학 간 분쟁이 반복돼 왔다.

대표적으로 국민권익위원회는 2023년 8월 재결에서 고교 졸업 이틀 전 주소를 이전했다는 이유로 대학이 합격을 취소한 처분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해당 학생이 초·중·고 전 과정을 농어촌에서 이수하고 실제 거주도 유지한 점이 고려됐다.

법원 판단도 같은 흐름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3년 선고한 판결에서 농어촌 특별전형 합격자가 고교 졸업 4일 전 대학 인근 원룸으로 전입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대학이 입학을 취소한 사건에 대해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취소 처분을 무효로 판단했다. 또 같은 해 서울행정법원은 고교 졸업 약 10일 전 부모의 주소 이전을 이유로 대학이 농어촌 특별전형 합격을 취소한 사건에서도 “실제 농어촌 거주 여부와 전형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해당 처분을 과도하다고 보고 무효로 판단했다.

공통적으로 법원과 권익위는 △실제 농어촌 거주 여부 △주소 이전 경위 △전형 공정성 훼손 여부 △학생 불이익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단순 주민등록상 주소 변경만으로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비례 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사 사건은 소송으로 가면 대부분 학생이 구제되는 구조였다”며 “그 과정에서 학생은 한 학기 공백과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례가 축적된 만큼 행정 단계에서 먼저 판단해 불필요한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입시부터는 대학 합격·등록 이후 이뤄진 거주지 이전에 대해 전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외 인정이 가능해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농어촌 학생을 배려하기 위한 전형 취지는 유지된다”며 “졸업 전 주소 이전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 자체의 정비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력해 2029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 개정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번 사안은 규정의 형식적 적용이 학생에게 중대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적극행정을 통해 학생 피해를 선제적으로 구제하고, 제도의 취지와 현실을 조화롭게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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