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마다 외국인 쇼핑 인파⋯명동, ‘뷰티 명소’로 화려한 귀환(르포)[관광·상권 흔든 K뷰티 파워(中)]

입력 2026-04-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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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K뷰티 성지’로 부상...외국인들 영수증 SNS 인증도
뷰티체험·K팝 굿즈 구매도...길거리 음식 등 즉흥소비 즐겨
공실률 ‘뚝’·뷰티 매출 50% ‘훌쩍’...외국인 비중 95%로 꾸준
올영 외 뷰티업종, 세자릿수 성장세...“명동 부흥 이끈 견인차”

▲명동 상권 공실률 및 뷰티 업종 비중, 올리브영 제외 뷰티업종 매출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
▲명동 상권 공실률 및 뷰티 업종 비중, 올리브영 제외 뷰티업종 매출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

“노동절 전인데도 이렇게 붐비네요. 5월 초 연휴 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겁니다.”

27일 오후 찾은 서울 명동. 월요일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거리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 상점 안팎에서는 한국어보다 영어·중국어가 더 자주 들렸다. 체감상 방문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너졌던 명동이 전성기를 완전히 되찾았다는 인상이 역력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명확했다. ‘K뷰티’. 밀레오레호텔 뒤 삼거리 일대에는 CJ올리브영의 명동거리점과 명동중앙점, 오프뷰티 명동스퀘어점, 레디영약국이 밀집해 있다. 몇 걸음 사이에 K뷰티 쇼핑 동선이 완성된다. 올리브영이 지난달 오픈한 센트럴 명동타운점 옆에도 다음달 레디영약국이 크게 들어설 예정이다. 화장품과 약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상권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가 뚜렷했다.

◇명동 거리 곳곳에 '녹색' 올리브영 쇼핑백 든 외국인 흔해

▲레디영약국, 올리브영,  오프뷰티가 모여있는 명동 거리. (사진제공=CJ올리브영)
▲레디영약국, 올리브영, 오프뷰티가 모여있는 명동 거리. (사진제공=CJ올리브영)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단연 올리브영 매장이다. 이 곳의 녹색 쇼핑백을 든 외국인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았고, 매장 안에는 계산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다.

명동타운점에서 만난 캐나다인 앰리사(29·여)는 “틱톡에서 본 제품을 사려고 캡처해 왔다”며 휴대폰 화면 속 빼곡히 적힌 리스트를 보여줬다. 그는 “건조한 피부에 도움이 되는 제품 위주로 구매할 예정이며 마스크팩은 선물용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선 올리브영 영수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용으로 올리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레디영약국에서 미백에 도움이 되는 크림을 샀다는 일본인 관광객 메이(27·여)는 한국 여행이 벌써 네 번째다. 과거에는 경복궁과 콘서트를 찾았다면 이번에는 화장품 쇼핑과 시장·카페 투어를 중심으로 일정을 짰다. 메이는 “화장품과 간식을 잔뜩 사고 전통시장을 구경하고 카페에서 사진도 찍을 계획”이라며 “여기(명동)가 쇼핑하기 편하고 광장시장도 가깝다”며 호기심 가득한 눈을 반짝였다.

▲명동 내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명동 내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길거리 음식을 파는 구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핫도그와 불닭 오믈렛, 과일찹쌀떡, 계란빵 등을 파는 매대 앞마다 줄이 늘어섰다. 명동에서 간식 매장을 운영하는 강은정 (가명)씨는 “보통 노동절 직전인 4월은 비수기인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중국 관광객이 이미 몰리고 있고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체감 경기가 훨씬 낫다”고 했다.

◇공실률 49.9%→5.4%로 급감⋯뷰티 매출 비중 50% 넘어

▲화장품 로드숍이 있는 명동 거리가 붐비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화장품 로드숍이 있는 명동 거리가 붐비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명동은 전통적인 외국인 관광 상권을 넘어 ‘K뷰티 중심 상권’으로 재편되고 있다. 팬데믹 직격탄으로 한때 상권이 붕괴 수준까지 위축됐고 하늘길이 막히며 외국인 유입이 끊기자 ‘외국인 쇼핑지’라는 이미지마저 발길을 끊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사이 강남과 성수는 글로벌 상권으로 빠르게 부상했고 명동의 부활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확인한 것처럼 명동 상권은 옛 명성을 완전히 되찾았다. 데이터도 현장의 체감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명동 공실률은 5.6%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19년 4.5%에 불과했던 명동 공실률은 △2020년 23.2% △2021년 49.9% △2022년 42.4% 등으로 치솟았다. 10곳 중 6곳은 비어 있었던 것이다. 2023년 한 자릿수로 돌아선 이후 4~5%대의 공실률을 유지하며 국내 주요 상권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의 압도적인 지지 덕분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명동을 방문한 외국인은 약 450만 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주요 상권 중 최대 규모다.

◇명동 부활 이유, 관광지 인접성·K뷰티 수요 급증

▲명동 시코르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명동 시코르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명동의 부활을 이끈 동력은 K콘텐츠 인기에 따른 관광 수요 급증, 경복궁·남산 등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 K뷰티 수요 급증 등이 꼽힌다. 국내 1위 택스리펀드(Tax Refund) 사업자 글로벌텍스프리(GTF) 관계자는 “명동은 글로벌 고객의 소비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되는 상권으로 전통적인 관광코스와 쇼핑코스가 맞물리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과거 명동 소비의 주축은 패션이었는데 지금은 뷰티가 상권을 먹여 살리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이사는 “명동 상권 외국인들의 리테일 수요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K뷰티 상품과 체험, K팝 굿즈 구매가 핵심”이라면서 “길거리 음식과 핫한 카페 리스트 찾는 카페투어도 한몫 한다”고 부연했다.

실제 GTF 기준 명동 상권 내 뷰티 업종 거래액 비중은 △2021년 14% △2022년 34% △2023년 45% △2024년 47%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50%의 벽을 넘어 51%를 달성했다. 과거 패션 중심이던 소비 구조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거래액 수치는 GTF에서 세금을 환급받은 소비자를 기준으로 한 데이터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지표다.

특히 K뷰티 대표 플랫폼인 올리브영이 명동 상권의 부흥을 이끈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0%에 달했던 명동 상권 내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팬데믹이 절정인 2021년 3%로 크게 축소됐다. 관광 명소에 외국인 발길이 끊겼지만 올리브영은 명동에서 끝내 철수하지 않고 4개의 매장을 지속 운영, 상권 부활을 위한 단단한 기둥 역할을 자처했다.

◇명동 상권 올리브영 연평균 성장률 109%, 외국인 비중 95% 달해

▲명동 내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명동 내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외국인들의 ‘K쇼핑 필수 성지’로 등극한 올리브영은 명동 상권에 현재 9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3~2025년 명동 올리브영 매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09%, 외국인 매출 비중은 95%에 달한다. 명동타운점은 전국 매출 1위 점포로 매출 대부분(95%)이 외국인에서 나온다.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핵심 점포인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로 자리잡은 올리브영의 영향력은 상권 전반으로 확산된다. GTF가 분석한 명동 상권 내 뷰티 업종 매출 추이를 보면 올리브영을 제외하고도 업종 전반의 매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2022~2025년 통계를 보면 △2022년 768% △2023년 410% △2024년 79% △2025년 32% 등이었다. 엔데믹 직후인 2022~2023년은 세 자릿수의 폭발적인 성장세였다. 이후 K-관광 수요가 무르익은 2024~2025년에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가 확인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 점포에 유입되면 주변 상권으로 소비가 퍼지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올리브영이 매장 내 택스리펀드 부스, 캐리어 보관존, K팝 특화존 등을 운영하며 ‘관광 인프라’ 역할까지 맡는 배경이다.

업계는 명동의 변화를 ‘관광 방식의 전환’으로 해석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성수는 체험 중심, 명동은 쇼핑 중심으로 기능이 분화됐다”면서 “성수는 내·외국인 모두 즐겨찾고 명동은 외국인 소비가 압도적인 상권으로 재편됐다”고 짚었다. 이어 “(올리브영의 낙수효과를 노리는 )오프뷰티나 레디영약국이 명동에 크게 점포를 오픈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면서 “명동 상권은 관광과 쇼핑 랜드마크가 모두 있어 외국인 방문은 꾸준히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명동 내 올리브영 매장에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명동 내 올리브영 매장에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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