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암의 일종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대부분 특별한 전조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골수에서 정상적인 혈액세포 대신 비정상적인 백혈병 세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상 혈액세포의 생성을 방해해 빈혈, 감염, 출혈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병명에서 ‘급성’이라는 표현은 질환의 진행 속도를 의미한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빠르게 악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올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암 28만8613건 가운데 골수성백혈병은 2889건으로 전체의 1%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조발생률(관찰 기간 중 대상 인구 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은 5.6건이었으며, 남녀의 성비는 1.4대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3.7%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1.2%, 50대가 15.4% 순으로 집계됐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질병의 진행이 빠른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젊은층보다 고령층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증상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적혈구가 감소하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숨이 차는 빈혈 증상이 나타나며, 백혈구 기능이 떨어지면 감염에 취약해져 발열이나 반복적인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혈소판 감소로 인해 멍이 잘 들거나 코피, 잇몸 출혈 등 출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진단 과정에서는 기본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혈액에서 백혈구, 혈색소, 혈소판 등의 혈액세포 수를 측정한다. 확진을 위해서는 골수검사가 필수적이다. 골수검사는 바늘을 통해 뼛속의 골수를 채취하는 골수 천자로 진행된다. 해당 검사를 시행하면 백혈병 여부뿐만 아니라 질환의 아형과 유전적 특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치료 전략 설정의 주요한 기준으로 활용한다.
치료의 기본은 항암 치료를 통해 백혈병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항암제를 사용하는 항암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 등이 진행된다. 골수 검사에서 골수아세포가 5% 미만인 ‘완전 관해’에 도달하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 치료가 이어진다.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질병의 특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재발 위험이 큰 환자는 완치를 목표로 조혈모세포이식이 고려되기도 한다.
윤석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환경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기존에는 고령이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지만, 표적치료제와 저강도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치료 성적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두렵고 막막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많은 환자가 치료를 통해 회복하고 있다”라며 “혼자 고민하기보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늦지 않게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