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취소합니다"⋯흔들리는 K팝 투어, 왜? [엔터로그]

입력 2026-04-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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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그룹 휘브(왼쪽), 아이들. (사진제공=씨제스 스튜디오, 큐브 엔터테인먼트)
▲그룹 휘브(왼쪽), 아이들. (사진제공=씨제스 스튜디오, 큐브 엔터테인먼트)

"내부 사정으로 공연을 연기합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공지입니다. 콘서트나 팬미팅 등 기다려왔던 가수의 공연이 개최를 앞두고 갑작스레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모습이 속속 포착되는데요. 이유는 불분명합니다. '여러 사정', '정세' 등 키워드에 설명이 그치면서 팬들의 아쉬움도, 궁금증도 남아 있죠.

반복되는 '불가피한 사정'이라는 표현 뒤, 어떤 공통된 흐름이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그룹 케플러. (사진제공=클렙)
▲그룹 케플러. (사진제공=클렙)

휘브, 아이들, 케플러…"공연 연기·취소"

먼저 그룹 휘브(WHIB)는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미주 투어 연기를 공지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연 휘브는 당초 다음 달까지 오사카, 요코하마, 뉴욕, 샬럿, 애틀랜타, 내슈빌, 시카고, 캔자스시티, 댈러스, 덴버, 솔트레이크시티, 템피, 로스앤젤레스 등 일본과 미주 13개 주요 도시에서 콘서트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었죠.

그러나 휘브 측은 "많은 분께서 기다려주신 이번 미주 투어는 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로 인해 부득이하게 연기되었음을 안내드린다"며 "더 나은 환경과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아이들(i-dle)도 북미 투어를 일괄 취소했습니다. 2월 서울에서 월드투어 포문을 연 아이들은 대만, 태국 등에서 공연을 이어왔는데요. 호주, 싱가포르, 일본, 홍콩을 비롯해 8월 캐나다, 미국, 멕시코에서의 공연도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캐나다 해밀턴, 미국 뉴어크,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올랜도, 샌안토니오, 로스앤젤레스, 오클랜드, 시애틀, 멕시코 멕시코 시티 등 3개국 10개 도시에서 전개할 예정이었던 북중미 일정을 모두 취소하면서 관심이 모였죠.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활동 방향과 현지 일정 및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북미 투어는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미니 8집 '크랙 코드(CRACK CODE)'를 발매하고 컴백한 케플러도 다음 달 개최 예정이었던 일본 팬미팅 일부 회차를 취소했습니다. 소속사 클렙은 공식 팬사이트를 통해 "여러 사정에 의해 부득이하게 중지하기로 했다"며 "본 공연을 기다려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고 전했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삼중고'…투어도 타격

휘브 측이 밝힌 것처럼 최근 국제 정세는 쉽게 앞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지난달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불거진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각종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엔터테인먼트 업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유가 상승도 곧장 타격을 줍니다. 5월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올해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은 1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로 총 33단계 중 최고 단계인 33단계(갤런당 470센트 이상)에 해당하는데요. 아티스트와 스태프 이동뿐 아니라 무대 장비 운송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부담이 될 수 있죠.

고환율 역시 골머리를 앓게 합니다. 환율 차이는 기업에 따라 이익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요. 중소 기획사의 경우 환율 상승이 부담스럽기 마련입니다. 대형 그룹은 아레나, 돔, 스타디움급 공연에서 티켓 가격을 소폭 조정하거나 수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압도적인 티켓 매출로 상승 비용을 상쇄할 수 있지만, 티켓 파워가 미진한 아티스트의 경우 손익분기점(BEP)마저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죠.

무엇보다 경기 침체 시 가장 먼저 위축되는 업계는 공연과 영화, 숙박, 휴가 등 문화·관광 분야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관객들의 지갑이 쉽사리 열리지 않는 고물가 시대에 전반적인 유류비용이 대폭 증가, 투어 동선의 불확실성까지 심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같은 시점에서 투어를 강행하는 건 일종의 시험대가 되기 마련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콘서트도 '선별 소비' 대상…동선 재정비하는 K팝 시장

지금처럼 유가와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수 있습니다.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기보단 상대적으로 물류비 부담이 적고 수익성이 검증된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거나,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삼는 흐름이 두드러질 것으로도 예상되죠.

다만 이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팬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운영비 상승을 반영해 티켓 평균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 둔화로 소비 여력이 줄어든 상황까지 겹치면서 '얼마까지 지불할 수 있는가'를 따지는 분위기도 팬덤 사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공연 역시 단순한 관람을 넘어 가격 대비 경험을 따지는 선별 소비 대상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기획사도, 팬들도 한층 더 엄격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인데요.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삼중고 상황과 엄격해진 팬심 사이에서 K팝 업계가 어떤 영리한 해법을 찾아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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