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보험료 등 급등해 수익성 악화
선박 26척 중 1척 다음 달 8일 도착

중동 해역을 둘러싼 봉쇄와 통행 재개가 반복되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가 극심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국내 해운사들도 비용 부담이 빠르게 늘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20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에 따르면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와 재고조를 반복하면서 해상 물류 기능이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제한적 통항 허용과 재통제가 반복되는 가운데 미국의 항만 봉쇄 조치와 이란의 대응이 맞물리며 항로 불확실성이 구조적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운임 지표 역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7일 기준 1886.54로 전주 대비 4.23포인트 하락했다. 전쟁 발발 이후 7주 연속 하락하다가 소폭 줄어든 수치다. 중동 항로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조정된 영향이지만, 미주·오세아니아·동남아 항로는 오히려 상승하며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특정 노선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항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본다. 우회 운항과 선복 부족이 다른 항로로 전이되면서 운임 형성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고점 조정, 유럽·지중해는 상승분 조정, 미주는 공급 불안 반영 등 항로별로 서로 다른 방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제약과 비용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비대칭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물류 차질이 이미 현실화됐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선박이 묶이거나 항로를 우회하는 사례가 늘면서 운항 일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이다. 해당 선박들은 HMM과 장금상선, 팬오션, SK해운 등의 소속이다.
비용 압박도 커지고 있다. 연료비와 보험료, 우회 항로 비용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국내 선박들의 하루 손실액은 약 21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쟁 위험 보험료는 평시 대비 약 20배 이상 치솟았고, 선박 연료유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운항 자체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선박 연료인 싱가포르항 기준 초저유황유(VLSFO) 가격은 톤(t)당 1060달러까지 뛰며 전쟁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해운업계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종료 시한을 앞두면서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오르더라도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라 실질적인 수익 개선은 제한적”이라며 “지정학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