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치솟자⋯여행사 ‘가격 동결’ 고객 잡기 경쟁

입력 2026-04-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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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인상 전 선발권 수요 급증…예약 최대 37% 늘어
중동발 전쟁 쇼크로…"장거리 수요 감소·여행 패턴 변화할 것"

▲여행사 3사 가격 고정 기획전. (그래픽=손미경 기자)
▲여행사 3사 가격 고정 기획전. (그래픽=손미경 기자)

중동 전쟁이 지속되면서 유류할증료 인상과 고환율로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자, 여행업계가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상품을 앞세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전에 확보한 항공 좌석을 기반으로 유류할증료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고, 예약 시점 가격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부담을 낮춰 수요를 유지하려는 모양새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 하나투어,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는 예약 시점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의 가격고정 상품을 통해 유류할증료 인상 폭이 제한적이거나 미적용되는 항공사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비용도 청구하지 않아 여행 경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두투어는 비즈니스클래스, 유럽·미주·호주·동남아·중국 등 다양한 지역과 상품 유형으로 구성했다. 부산 및 지방 출발과 한일 크루즈까지 포함해 선택 폭을 넓혔다. 하나투어도 사전 확보한 항공 좌석 기반의 유류할증료 변동 영향 최소화 상품을 확대하고, 노랑풍선은 필요한 추가 비용과 일정 부담을 줄여 고객이 여행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여행사들이 선제 대응에 나선 가운데 유류할증료 인상 전 항공권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주요 항공사가 유류할증료 인상을 예고하자, 소비자들의 선발권 수요가 증가하는 양상이 뚜렷했다. 네이버쇼핑은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인상 계획 발표 이후인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항공권 예약 건수가 직전 2주(3월 1~15일) 대비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요 여행사의 예약률도 일제히 상승했다. 하나투어는 5월 전체 패키지 여행 예약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 올랐으며, 모두투어와 노랑풍선도 같은 기간 각각 30%의 상승률를 기록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고정 상품은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행 상품은 특성상 사전 예약이 필요한 만큼 가격 변동에 대한 불안 자체가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인데, 이를 해소해 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수요 유인 효과가 있다"고 부연했다.

여행업계의 이런 흐름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급격한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4월 1일부로 일제히 상승했다. 인천-뉴욕 노선 기준 유류할증료는 3월 31일 이전 발권 시 왕복 19만8000원이었으나, 4월 1일 이후에는 60만6000원으로 급등했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일정 기준을 넘으면 33단계로 나눠 부과된다. 현재 국제 유가 흐름이 이어지면 5월에는 최고 단계가 적용돼 장거리 노선 기준 유류할증료가 왕복 100만 원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슬기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유류할증료 인상은 전반적인 여행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비용 부담이 큰 장거리 여행 수요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장거리에서 단거리로, 해외에서 국내로 이동하는 수요 전환과 함께 숙박·현지 소비보다 항공료 등 교통비 비중이 커지는 대체 효과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행객들이 수개월 전부터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예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유류할증료 인상은 올여름 여행 수요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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