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먼저 입 열면 감형'...리니언시 도입에 증권가 긴장

입력 2026-04-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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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량 상향에 특별감경까지…'먼저 입 열면 감형'
법조계 "내부자 제보 유인, 실효성 높아"
증권가 "업계 전반에서 이슈 예의주시"

▲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이 현실화하면서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가운데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특별감경인자 반영까지 더해지며 증권가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형량 상향에 수사 협조 시 감형까지 가능해지면서 내부자 제보 유인 확대와 수사 방식 변화가 예상되자 업계는 관련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증권범죄 양형기준에 리니언시 제도를 특별감경인자로 반영하는 안 등을 확정했다. 리니언시는 수사·재판 절차에서 범죄 사실을 실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한 경우 형을 감경하는 제도다.

증권범죄 리니언시는 2024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실제 활용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이번 개정을 계기로 제도 적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 범죄’의 권고 형량도 전반적으로 상향됐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경우 기존 5~9년(기본), 7~11년(가중)이던 권고 범위는 각각 5~10년, 7~13년으로 확대됐다. 300억원 이상일 경우도 7~11년(기본), 9~15년(가중)에서 7~12년, 9~19년으로 상향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지난달 30일 이동원 위원장 주재로 제14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지난달 30일 이동원 위원장 주재로 제14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번 양형 개정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형량이 대폭 강화된 데다 자진 신고 감면 제도까지 도입되면서 내부적으로도 관련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에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리니언시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적발 비용을 줄이고 처벌 실효성을 높일 수 있어서 매력적인 제도”라며 “법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유인이 커지면서 IB 딜(거래) 과정에서 내부 자정작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실무적으로 ‘어디까지가 주가조작이고 어디서부터가 합법적 마케팅이냐’는 회색지대가 있어, 기준을 명확히 해줘야 현장 혼란이 없을 것”이라며 “주가 조작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면책을 받으려고 선제적으로 신고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어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리니언시 반영으로 내부자 협조가 확대되면서 증권범죄 수사의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주가조작 수사 핵심은 내분에 있다”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는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단순히 오래 살펴본다고 밝혀지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 조직 내부에서 조금이라도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리니언시를 통해 쉽게 제보할 유인이 생겨 수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도 “리니언시는 증권범죄 수사 과정에서도 매우 실효성 있는 제도”라며 “수사받는 상황에서 다른 가담자의 혐의를 밝힘으로써 자신의 징역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증언 유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제도 보완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조 변호사는 “자진신고한 사람의 부당이득금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 정립은 필요하다”며 “위원회를 만들어 심사하는 과정 등 보완 절차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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