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백신 기업들이 해외 규제 기관으로부터 핵심 기술 특허와 주요 제품의 인허가를 획득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감염병 대응과 백신 수급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대규모 해외 입찰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성과가 기대된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셀리드 등 백신 개발·생산 기업들이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장티푸스, 수두, 코로나19 등 주요 감염병을 겨냥한 국산 백신이 해외 시장에서 기업들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품목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장티푸스 백신 ‘유티프-씨주멀티도즈’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승인을 얻으면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에 백신 공급을 위해 진행되는 국제기구의 조달 사업에 입찰할 수 있어 대규모 글로벌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 의약품 심사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WHO의 PQ 승인이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담보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유티프-씨주멀티도즈 수출용 제품에 대해 허가를 신청해 지난해 7월 승인받았다. 국내 승인 이후 WHO PQ 심의와 함께 유엔(UN) 기구 및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저개발국 및 개발도상국 대상의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개발해 유니세프 등에 공급하면서 국제조달 시장 진출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GC녹십자는 수두백신 ‘배리셀라주’를 앞세워 중남미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배리셀라주를 수출해 왔으며, 최근 과테말라 공중보건사회복지부로부터 배리셀라주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배리셀라주가 중남미 개별 국가 의약품 당국의 허가를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GC녹십자는 2019년 배리셀라주에 대해 WHO의 PQ를 획득한 이후 국제 조달 시장과 개별 국가 진출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왔다. 2020년 식약처로부터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지난해에는 베트남 의약품청(DAV)에서 허가됐다. 또 현재 태국에서 수두 돌파감염을 막기 위해 배리셀라주를 2회 접종하는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지난해 10월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 항원 기술에 관한 해외 특허를 축적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심 항원인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최적화하는 항원 플랫폼 기술에 대해 미국 특허 등록을 마쳤다.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은 백신으로 체내에 투여하면 효소에 의해 절단될 위험이 있는데, 셀리드의 플랫폼 기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안정성을 높이고 면역원성을 강화한다. 셀리드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AdCLD-CoV19-1 OMI’에 해당 기술이 적용됐다.
앞서 셀리드는 베트남, 러시아, 일본과 한국에서도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현재 AdCLD-CoV19-1 OMI의 글로벌 제3상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 중이다. 작년과 올해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주를 반영한 차세대 백신 ‘AdCLD-CoV19-1 LP.8.1’에 대한 2상 IND를 신청한 상태다. 셀리드는 백신 상용화에 앞서 주요 파이프라인에 관련된 지적재산권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가 지속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확장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2023년 785억달러(약 118조4172억원)로 집계됐으며 연평균 4%씩 성장해 2029년 949억달러(약 143조1566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