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전 이사회 보상 체계 성격 해석도
흑자 전환에도 기업가치 회복은 '요원'

컬리가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을 발판 삼아 이사 보수 한도 증액에 나선다. 다만, 기업가치가 과거 투자 유치 당시 대비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보수 한도를 늘리는 안건이 추진되면서, 성과와 보상의 괴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이달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허태영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함께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40억원에서 60억원으로 20억원 증액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컬리가 보수 한도를 늘리는 배경에는 지난해 달성한 흑자 전환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액 2조3596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통상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거물급 사외이사를 영입하기 위해 보수 한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컬리의 주총 안건에는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컬리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별도의 감사를 두는 대신 사외이사 3명이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2024년 이사들에게 지급된 실제 보수 현황을 보면, 사외이사 3명에게 총 2억1000만원이 지급됐고, 김슬아 컬리 대표를 포함한 미등기 포함 이사 7명에게는 총 26억원이 지급됐다. 김 대표는 급여와 상여를 포함해 총7억2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해 이사회 멤버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앵커에쿼티파트너스, 힐하우스 등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이 높은 상황에서 이사 보수 증액이 향후 손익 구조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컬리의 최대주주는 지분 13.46%를 보유한 'MKG Asia'다. 해당 법인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김 대표의 지분은 5.69%에 불과하다.
영업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FI 입장에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컬리는 지난해 순손실 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401억원 손실에서 큰 폭 개선됐지만, 금융비용 265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손실을 지속했다.
다만,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주총에 상정하는 안건이 이사회 의결을 거친 만큼 FI 측도 어느정도 합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단순 흑자 전환을 넘어 향후 IPO 재추진을 염두에 둔 경영진 보상 체계 정비 성격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IPO 불확실성과 실적 성장에 대한 우려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컬리는 2021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4조원까지 인정받기도 했으나, 현재 장외 시장에서는 8000억~9000억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 단계에서 인정받았던 가치와 현재 시장 가치 사이의 괴리가 큰 상황이이어서, 이사 보수 한도 증액에 대한 일반 주주들의 시선은 엇갈릴 수 있다.
컬리 관계자는 "IPO는 시장 상황 고려해 준비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설정한 이사 보수 한도인 40억원에 근접하게 받아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 보수 한도만 늘렸을 뿐 실제 지급액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