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0조 기후금융’ 엇박자...국책은행, 지침 적용은 ‘제각각’ [녹색금융의 착시]

입력 2026-03-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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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기관 간 녹색여신 산정 기준 불일치
지침 기준 잔액 1398억vs자체 기준 96조
790조 기후금융 내 녹색여신 데이터 정합성 확보 과제

국책은행의 금융당국 ‘녹색여신 관리지침’ 적용이 기관별로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침에 따라 녹색여신을 집계하는 기관과 기존 자체 기준을 유지하는 기관이 나뉘면서 정책금융 현장에서 공통된 통계 기준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3대 국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이 자체 기준으로 집계한 2025년 녹색여신 잔액은 96조6397억 원이다. 자체 기준 합산 잔액은 2023년 83조8268억 원, 2024년 94조2156억 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반면 금융당국 지침 기준으로 공식 집계된 국책은행 녹색여신 잔액은 1398억원이다.

이 같은 격차는 지침의 엄격한 분류 기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자체 기준이 친환경·저탄소 관련 자금을 폭넓게 인정했다면 새 지침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의 활동 기준, 인정 기준, 배제 기준, 보호 기준 등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녹색여신으로 인정한다. 같은 기준을 적용한 5대 시중은행(하나은행 제외)의 2025년 녹색여신 잔액이 1조5751억 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책은행의 지침 기준 실적은 현저히 낮다. 정책금융기관 내부에서도 녹색여신 판단 기준이 통일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책은행 간 지침 적용 속도도 차이를 보인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업무 특수성을 이유로 아직 지침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 여신 비중이 높은 수출입은행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해외 프로젝트에 일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현지법이나 국제기준을 바탕으로 녹색분류체계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업무절차를 마련 중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해외 친환경 프로젝트는 현지 법령과 기준을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제 기준을 참고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연계한 적합성 판단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침이 자율 적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녹색금융 공급을 주도해야 할 국책은행들이 공통 기준에 따른 데이터 관리보다 자체 기준 실적 관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각 기관의 ESG 보고서에 따르면 국책은행들은 녹색여신을 포함한 녹색금융 공급 목표를 별도로 설정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30년까지 녹색금융 누적 100조 원 공급을 목표로 ‘KDB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 중이다. 수출입은행은 2030년까지 ESG 금융 220조 원 공급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운용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2030년까지 녹색금융 13조 원 공급을 목표로 관련 인프라 구축과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각 기관의 자체 분류 기준을 적용해 산출된 것으로 금융당국 지침 기준과는 집계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정책금융기관 간 녹색여신 산정 기준이 서로 다른 점은 정부가 제시한 기후금융 로드맵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데도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2035년까지 총 790조 원의 기후금융을 공급하고 올해에만 56조7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침 기준으로 집계된 국책은행 녹색여신 잔액이 1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는 현재 상황은 정책 목표를 뒷받침할 객관적 데이터 기반이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현석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교수는 “금융기관마다 다른 녹색여신 기준을 적용하면 비교 가능성과 시장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녹색 활동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 그린워싱 우려를 줄이고 자금 공급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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