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 서울갤러리에서 열린 ‘청년 홈&잡 페어’에 참여한 신다겸(34) 씨가 이같이 말했다.
용산구에 거주 중이라는 그는 “꽤 오래전부터 서울의 주택 정책을 이용해보려고 정보를 찾아보고 신청도 여러번 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오늘 부스에서 상담받고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을 추천받아 해당 주택에 입주 신청을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가 개최한 ‘청년 홈&잡 페어’ 행사에는 서울시의 청년 주거 정책에 관심 있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1000여 명이 참여해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장에는 청년주택, 청년월세지원, 임차보증금 이자지원, 전·월세 계약 상담 등 청년 주거 안심 정책에 대한 홍보와 상담이 이뤄졌다.

청년 주택에 관심이 있어 여동생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지수민(32) 씨는 “본가에 살며 취업 준비 중인데, 직장을 얻게 되면 독립해서 나가고 싶다”며 “월세방을 구하기는 부담스럽고, 청년 주택을 얻고 싶어서 관련 정보를 알아보고 싶어서 들렀다”고 말했다.
지 씨와 같은 청년들이 직접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부스도 여럿 마련됐다. 현장에서 주택 정책 관련 상담을 맡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계자는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대상으로 ‘청년안심주택’, ‘청년매입임대주택’ 등 이용 가능한 주택 정책들을 소개해드렸다”며 “생각보다 더 많이 주거 정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부스를 찾았다”고 전했다.
청년들이 서울시의 주택 정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청년들의 주거 선택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청년 가구의 약 90%인 115만 가구가 임차로 거주하고 있지만, 원룸 임대료는 2015년 49만원에서 2025년 80만원으로 10년 새 31만원이 올랐다. 고금리·공사비 급등과 민간임대사업자 규제가 맞물리며 청년 주거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청년 대상 주택 공급 확대, 주거비 지원 확대, 주거 안전망 강화를 골자로 한 ‘청년 주거안정 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청년 주거 통합브랜드 ‘더드림집+’을 통해 2030년까지 청년주택 7만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현장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청년들을 만나면 주거 문제 때문에 인생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주거비가 높아지게 되면 모든 세대가 많은 불편을 겪지만 젊은 분들이 가장 큰 희생자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대학가를 겨냥한 공급책이 전면에 배치됐다. 대학 신입생을 위한 ‘서울형 새싹원룸’을 새로 도입해 2030년까지 약 1만실을 공급한다. SH 등이 대학가 인근 원룸을 반전세 방식으로 확보한 뒤 신입생에게 재임대하는 구조로, 보증금은 최대 3000만원까지 무이자로 지원한다. 사회초년생과 취약 청년을 겨냥한 특화 주택 ‘디딤돌 청년주택’ 2000가구 등도 공급된다.
서울시는 공공자가 모델인 ‘바로내집(가칭)’도 새로 도입한다. 금융자산이 부족한 청년이 대출 없이 계약금 납부 후 즉시 소유권을 이전받고, 잔금은 20년 이상 장기할부로 갚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신내4지구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책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대학가 월세 안정을 위해 ‘청년동행 임대인 사업’을 시범 도입한다. 법정동 96곳에서 청년과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서 직전 가격을 동결한 임대인에게 중개수수료 최대 20만원, 수리비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다. 적용 기간은 오는 7월부터 2027년 2월까지이며, 예산은 60억원이다.
오 시장은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의 핵심은 충분한 주택 공급과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라며 “집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청년이 없도록 공급·주거비·안전망 세 축을 함께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