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3일 저녁 수지구 신봉동 신봉체육공원 달집에 매단 소망쪽지 세 줄은 평범한 새해 덕담이 아니었다. 경기남부광역철도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도시철도 동백신봉선 예비타당성 통과,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 차질 없는 순항. 수십만 수지·신봉 주민의 발이 걸린 철도 두 개와 용인 재정의 미래를 쥔 반도체 프로젝트가 달집 불꽃과 함께 하늘로 올라갔다.
이 시장이 1500여명의 시민 앞에서 꺼낸 발언은 더 직접적이었다. "용인의 반도체 프로젝트를 흔드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공개 경고였다. 시장이 민속행사 무대 위에서 반도체 프로젝트에 외부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 발언한 것은 이례적 수위다. 흔드는 주체가 누구인지, 어떤 방식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발언의 무게는 달집 불꽃보다 뜨거웠다. 시민들에게 직접 "도와달라"고 손을 내민 시장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배어 있었다.
이 시장은 반도체와 철도의 연결고리도 명확히 그었다. "반도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동백신봉선과 경기남부광역철도의 경제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반도체가 흔들리면 철도도 흔들린다는 구조적 경고였다.
2003년부터 21년을 이어온 신봉동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 소원지 달기·풍물놀이·지신밟기로 문을 열고, 달집 점화·주민자치발표·불꽃놀이로 마무리된 이날 행사에서 이 시장은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8시 40분까지 3시간을 한 자리도 비우지 않았다. 시민 한 명 한 명과 악수하고 덕담을 건네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시장의 모습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현직 시장의 민심 밀착 행보이기도 했다.
달집은 탔다. 소망쪽지도 재가 됐다. 그러나 이 시장이 달집 앞에서 던진 질문? 반도체를 흔드는 세력은 누구이고, 철도는 언제 땅에 그어지는가? 아직 연기처럼 용인 하늘을 맴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