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광고 전면 배치… ‘보는 AI’에서 ‘돈 버는 AI’로

국내 플랫폼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 합산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양사의 시선은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인공지능(AI)을 통한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 꽂혀 있다. 기술력을 과시하던 탐색기를 지나 서비스 전반에 AI를 심어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 AI 수익화 원년의 선언이다. 20년 전 포털 검색 전쟁이 그랬듯 지금의 AI 전쟁 역시 결국 누가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주면서 수익을 뽑아내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네이버의 독자 생태계와 카카오의 글로벌 연합군 중 어떤 전략이 국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12조원, 카카오는 8조원을 돌파하며 양사의 합산 매출이 역대 최초로 20조 원을 넘어섰다. 네이버는 커머스와 AI 기반 광고 효율화가 실적을 견인했으며 카카오는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광고 수익 확대가 주효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생성형 AI를 앞세워 국내 검색과 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AI 전략의 무게추를 실질적인 수익화로 전환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네이버는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풀스택’ 전략을 통해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는 반면 카카오는 글로벌 강자들과 유연하게 협력하는 ‘동맹’ 전략으로 서비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검색, 광고, 커머스를 수직 계열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강조하는 핵심은 ‘검색 체질 개선’이다. 이미 통합 검색 결과의 약 20%를 AI가 요약해주는 ‘AI 브리핑’이 차지하며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다. 특히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서는 ‘소버린 AI’를 내걸고 클라우드 인프라부터 기업용 맞춤형 모델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풀스택 서비스를 강화한다.
카카오는 실용주의 연합군을 선택했다. 자체 모델 개발과 동시에 구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 투트랙 동맹을 맺으면서다. 안드로이드 환경에 최적화된 온디바이스 AI를 위해 구글과 손잡고, 카카오톡 내 챗GPT 연동을 통해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식이다. 카카오의 승부수는 AI 에이전트 ‘카나나’다. 과거 별도 앱으로 운영되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나나를 카카오톡 내부로 전면 배치했다. 대화 맥락을 읽고 먼저 말을 거는 ‘선톡’ 기능이나 맛집 추천부터 예약까지 한 번에 해결해주는 ‘에이전틱 AI’가 핵심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틱 커머스의 허브로 진화시켜 광고와 선물하기 등 핵심 수익원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양사의 가장 치열한 전장은 쇼핑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통해 개인화된 맞춤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AI 쇼핑 에이전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추천이 강점이다. 반면 카카오는 ‘관계형 커머스’에 AI를 입힌다. 카카오톡 대화 중 친구의 생일을 챙기거나 상황에 맞는 선물을 AI가 제안하고 바로 결제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의 시간을 누가 더 가치 있는 소비로 전환하느냐가 향후 실적 격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