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청탁 의혹...法 "특검, 공소사실 증명 실패"
'리스료 대납'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유죄

김건희 여사 측에 이우환 작가 그림을 전달하며 공천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청탁금지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9일 오후 청탁금지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검사의 선고 공판을 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한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139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4년간 검사로 일한 법률 전문가"라며 "자신의 행위에 대한 법적 의미에 관해 누구보다 잘 인식할 수 있는 입장이었지만 제3자에게 적극적으로 기부선납을 요청했고,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벌금형 선처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초범이고 공직자로서 상당기간 성실히 봉직해온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특검은 공소사실 중 주요 구성요건 사실인 피고인이 그림을 구매했고, 김 여사에 제공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검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증명한 건 △김 전 검사가 그림 구매 과정에서 미술품 중개업자인 강 모씨에게 김 여사를 언급한 점 △이 사건 관련자들이 해당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제공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 정황 등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그림 구매 당시 김 전 검사의 계좌 잔고가 마이너스 2억9000만원에 달해 그림을 현금으로 구매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며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는 요양병원 등을 운영하며 현금 마련에 익숙한 상황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림이 2023년 2월에 김진우에게 교부돼 김진우가 계속 보유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김 전 검사의 변호인은 선고 직후 기자에게 "항소 여부는 피고인과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속 상태였던 김 전 검사는 이날 석방 절차를 밟게 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전 검사에 대한 무죄 및 집행유예 판결은 관련 법리 및 증거에 비추어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우환 작가의 그림 '점으로부터 800298번'을 1억4000만원에 구매한 뒤 2023년 2월께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에게 전달하면서 2024년에 치러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년 12월 총선 준비 과정에서 지인으로부터 정치 활동을 위해 승합차 리스 보증금 약 4000만원을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