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김부겸 등 원로 눈물 흘려
빈소엔 역대 민주정부 상징 화환
이재명 대통령 오늘 중 빈소 방문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27일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고인과 오랜 정치적 인연을 맺어온 인사들이 차분히 빈소를 찾았고 이 전 총리의 정치 여정을 되짚는 발언도 잇따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우리 시대의 큰 스승"이라며 "오랜 정치 동지이자 선배님을 떠나보내게 되어 가슴이 먹먹하다"고 애도했다. 우 의장은 "전두환 시절 저와 같이 감옥 살고 김대중 총재가 대선에 패배했을 때 '김대중을 살리자'며 평민당에 같이 입당한 큰 선배"라며 "그분이 뜻하셨던 나라를 제대로 세우고 힘이 약한 사람을 제대로 보호하는 정치를 저희가 잘 이어가야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이날 오전 9시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전용기 원내소통수석 등 당직자들이 현장에서 고인을 맞이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김민석 국무총리,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유족 곁에서 상주 역할을 맡아 조문객을 맞았다. 우 의장과 김 총리, 정 대표는 유가족 분향 이후 가장 먼저 절을 올리며 영정 사진을 바라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운구 이후 이 전 총리와 인연이 깊은 정치권 원로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이 오전 중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총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던 유 전 이사장은 조문 도중 눈시울을 붉히며 고인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정오를 전후해 빈소 안에는 고인의 정치적 이력을 상징하는 근조화환이 정리됐다. 영정을 기준으로 한쪽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 김민석 총리 명의의 화환이 자리했고, 맞은편에는 우원식 의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정청래 대표 명의의 화환이 놓였다. 이 전 총리가 별세한 베트남에서도 조의가 전해져 베트남 총리 명의의 근조화환도 빈소에 도착했다.
정오부터 일반 조문이 시작되자 조문객들이 6명씩 한 조를 이뤄 분향실에 입장했다. 입구에서 국화 한 송이씩 받아 영정 앞에서 헌화한 뒤 유족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정옥 여사는 조문객들에게 미소와 함께 인사하며 포옹하기도 했다.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눈시울이 붉어진 채 나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권양숙 여사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직접 조문했다. 민주화운동과 참여정부 시절을 함께한 인연 속에서 조용히 영정 앞에 머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오후 들어서도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은 계속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빈소를 찾아 김민석 총리, 정청래 대표와 차례로 악수했다. 접객실에서 박수현 수석 등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아 고인과의 인연을 회고했다. 조 대표는 전날 "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셨다. 평안히 영면하십시오"라고 추모한 바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조문을 마친 뒤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앞으로도 하실 일이 많았는데 7개월 만에 먼저 가셔서 정말 비통한 심정"이라며 "대표 시절 직접 정치 참여를 권유받았고 지역구까지 양보하시겠다고 하셨다. 멘토 같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식사 한 번 모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80년대 민주화운동부터 더불어민주당에서 함께 정치한 후배로서 침통하고 황망할 따름"이라며 "지난번 청와대 영빈관 신년 하례회에서 건강 걱정하며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드렸는데 조심하면서도 자기 역할을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공적 활동을 하고 돌아가신 게 이해찬 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해찬 고문은 저희 민주당의 돌 같은 분이셨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까지 역대 민주정부 창출에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해주셨다"고 추모했다. 그는 "다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단단히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다지고 간다"고 했다.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는 빈소 앞에서 베트남 현지 일정 경과를 브리핑하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오늘 중 빈소를 찾아오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 퍼블릭 마인드를 중시한 이 전 총리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직을 본인의 마지막 공직으로 여겼고 끝까지 공무수행을 위해 몸을 불사르시다가 순직하셨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이종석 국정원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최교진 교육부 장관,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등 정부 인사들이 조문했다. 국회에서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김종민·박용진·김두관·원혜영·설훈·최강욱 의원 등이 찾았다. 정대철 헌정회장도 헌정회 관계자들과 함께 조문했다.
정부는 유족의 뜻을 존중해 이 전 총리의 장례를 사회장으로 치르되 대통령 직속 민주평통 기관장 자격을 결합해 정부 차원의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장례는 이날부터 31일까지 5일장으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