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기대 커져도 ‘저평가 기업’ 비중은 여전

입력 2026-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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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초부터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며 ‘오천피(코스피 5000)’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비중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레벨업이 시장 전반의 리레이팅으로 확산하기보다 반도체 등 주도주·대형주 중심으로 제한되면서, ‘쏠림 랠리’가 구조적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PBR은 1.47배(9일 종가 기준)로 1년 전(2025년 1월 9일) 0.88배보다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6월 PBR 1배를 돌파한 이후 지수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코스피 상장사 중 우선주를 제외한 PBR 1 미만 종목은 811개 중 556개로 68.6%를 차지했다.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오르내리던 지난해 1월(69.6%·810개 중 564개)보다 비중이 1%포인트 남짓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여전히 코스피 종목 10개 중 7개가 청산가치(순자산)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 구간에 머무는 셈이다. 정부 밸류업 정책이 시행된 2024년 5월(66.2%) 보다 높은 상황이다.

져평가 구간의 두께도 얇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PBR 0.5 미만 종목은 309개로, 저 PBR 종목의 절반 이상(55.57%)을 차지했다. 전체(811개) 대비 38.1% 수준으로 극단적 저평가 구간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지수 상승과 개별 종목의 체감이 다른 데서 비롯된다. 코스피가 1년 새 81.85% 급등한 배경으로는 △반도체 업황 개선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 △외국인 수급 개선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상승 동력이 시총 상위 업종·종목에 집중되면서 평균 지표는 빠르게 개선돼도 상당수 종목의 밸류에이션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정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지표 개선에는 기여했지만, 확산 속도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집계 기준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21조 원을 넘고, 현금배당까지 포함한 주주환원 총액이 90조 원을 상회하는 등 주주환원은 크게 늘었다. 다만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 수는 전체 상장사 대비 6%대에 그쳤고, 중소형사 참여는 낮은 편이라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저 PBR 비중 축소가 정책 이벤트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본다. 주주환원 확대와 거버넌스 개선이 업종·규모를 가리지 않고 확산해야 하고, 저성장 업종의 자본효율(ROE) 제고와 사업 구조 재편, 비핵심 자산 정리 등 실질적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핵심은 쏠림 현상이 완화될 수 있느냐다. 지수 레벨업(코스피 5000 기대)이 ‘대형주 프리미엄’에 머물지 저 PBR 기업 전반의 디스카운트 해소로 연결될지에 따라 2026년 증시의 체감 온도도 크게 갈릴 전망이다.

투자 관점에서는 중장기 전략으로 저 PBR 기업 중 실적 전망이 밝은 기업을 공략할 수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투자 콘셉트에서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은 베타(지수)보다는 알파(실적주·저평가주)일 것”이라며 “지수 상승 변동성 완화 시기에 알파 콘셉트의 강세가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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