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피 목전에 IPO 유동성 장세 …중소형주 청약도 ‘열기’

입력 2026-06-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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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사 청약증거금 108조원 육박
대형 IPO 공백에 단기 자금 쏠림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코스피가 9000선 고지를 눈앞에 두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유동성이 몰렸다. 올해 상장한 기업 대부분이 500억원 미만의 중소형 공모주였지만, 일반청약에는 수조원대 자금이 유입됐다. 증시 대기자금은 풍부하지만 투자자 관심을 끌 대형 IPO가 사라지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이 중소형 공모주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준 올해 스팩(SPAC)을 제외하고 상장한 14개 기업의 일반청약 증거금은 약 10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평균 1876대1에 달했다.

반면 실제 14개 기업의 공모금액을 모두 더해도 약 1조원 수준에 그쳤다. 공모금액의 100배가 넘는 자금이 청약시장에 들어온 셈이다.

100억원에 공모주에도 조 단위 자금이 몰렸다. 에스팀은 153억원 공모에 3조7501억원, 리센스메디컬은 154억원 공모에 4조380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폴레드는 공모금액이 130억원에 그쳤지만, 일반청약에서 5조2000억원의 증거금이 유입됐다.

300억~500억원대 공모주에는 10조원 안팎의 자금이 붙었다. 마키나락스는 395억원 공모에 13조8722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520억원 공모에 11조7000억원, 덕양에너젠은 750억원 공모에 12조6855억원의 증거금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의류 브랜드 ‘마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는 489억원 공모에 7조2800억원을, 육아용품 업체 폴레드는 130억원 공모에 5조2000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

청약 경쟁률도 대부분 1000대 1을 웃돌았다. 폴레드는 3170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마키나락스 2807대 1, 액스비스 2711대 1, 메쥬 2428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일반청약 경쟁률 1195대 1를 기록했다.

최근 IPO 시장 청약 흥행은 대형 딜 공백 속 유동성 장세로 풀이된다. 증시 호조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졌지만, 청약자금을 흡수할 만한 조 단위 공모주는 많지 않아서다. 공모 물량은 제한적인데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소형 공모주에도 자금이 빠르게 쏠리는 구조다.

올해 IPO 시장에서는 조 단위 대어가 사실상 부재하다. 중복상장 논란 등으로 대기업 계열사 딜이 사그라든 가운데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무신사와 구다이글로벌은 내년 상장 가능성이 높다. 조 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리벨리온과 업스테이지도 증시 입성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줄어든 점도 청약 열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부터 의무보유확약 기관에 전체 기관 배정 물량의 40% 이상을 우선 배정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상장 직후 매도 가능한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기업 규모나 업종뿐 아니라 유통 가능 물량, 보호예수 구조 등을 더 민감하게 살피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은 기업의 체급과 무관하게 청약 자금이 크게 붙는 분위기”라며 “대형 IPO가 많지 않다 보니 단기 자금이 중소형 공모주로 몰리고 있고, 일부 딜은 공모 규모에 비해 청약 열기가 과도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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