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귀족 노조’ 낙인 자초한 총파업

입력 2025-10-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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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받으면서 주 4.5일제 달라고 파업이라니… 현장에선 고개를 젓습니다. 영업점은 정상이고 고객은 파업이 있는지도 모르죠. 결국 노조 스스로 자충수를 둔 겁니다.” 사석에서 만난 한 금융 당국 관계자가 금융노조 총파업의 여파를 묻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지난달 26일 금융노조는 3년 만에 총파업에 들어갔다. 주 4.5일제 시범 도입, 임금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전면 투쟁’을 선언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영업점은 평소처럼 운영됐고 일부 지점은 파업 안내문조차 내걸지 않았다. 압도적인 찬성률에도 불구하고 실제 참여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노조가 내세운 주 4.5일제는 노동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의제일 수 있다. 그러나 은행 노동자들이 파업까지 감수하며 전면에 내세울 만큼 절박한 사안이었는지에는 의문이 따른다. 장시간 노동 해소가 저출생·지방 소멸의 해법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보다 논리의 과잉 확장처럼 비쳤다. 이번 파업이 단순히 ‘억대 연봉자들의 집단행동’으로 비판받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더 큰 문제였다.

변화한 은행권 환경을 간과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비대면 금융과 자동화 시스템이 정착된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공백은 거의 없었다. 본부 인력을 재배치하고 디지털 채널이 가동되자 고객 불편은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다. 과거 ‘파업=업무 마비’라는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노조 스스로 확인시켜준 셈이다.

물론 모든 요구가 부당한 것은 아니다. 금융노조가 주장한 신규 채용 확대는 오히려 현실적이고 공감할 만한 의제다. 청년 실업이 여전히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금융권이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선다면 공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의제보다 논쟁적인 요구를 앞세운 탓에 여론의 차가운 반응을 자초했다.

결국 이번 파업은 절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아직 진행형인 만큼 결론은 남아 있지만, 사회적 공감과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금융노조에 남는 것은 ‘귀족 노조’라는 낙인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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