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유로화 채권 발행 ‘사상 최대’…달러 의존 탈피 가속화

입력 2025-09-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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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1000억 달러 돌파…작년 전체 기록 넘어서
알파벳 등 비금융사 주도…금융사도 발행 2배 껑충
트럼프 정부 정책 불확실성에 달러 가치 10%↓
‘글로벌 유로 모멘텀’ 부각…흐름 지속될 전망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기업들이 올해 들어 유로화로 발행한 채권액이 1000억 달러(약 843억 유로, 138조 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이는 유럽의 매력적인 자금 조달 여건과 함께 기업과 투자자들이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이 인용한 금융정보업체 LSEG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들의 역양키채권 발행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연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작년 전체 발행액 780억 달러도 크게 웃돈다.

외국 기업이 미국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양키채권이라고 부르는데, 이와 반대로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역양키채권이라고 한다.

올해 역양키 채권 발행 증가는 비금융 기업이 주도했으며, 이들은 약 500억 유로(59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해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5월에 거의 70억 유로, 핀테크 기업 파이서브도 같은 달 21억7500만 유로를 역양키 채권으로 조달했다. 통신업체 버라이즌은 7월에 20억 유로를 모금했다.

금융기업들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약 350억 유로(412억 달러)의 역양키채권을 유로화로 발행했다. BNP파리바와 모건스탠리는 5월에 제약 회사인 화이자의 33억 유로 채권 발행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과도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속에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가치가 올해 10%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유로화 가치는 올해 현재까지 달러 대비 거의 14% 상승한 1.17달러이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1.2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에서 유로화가 달러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배경이 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5월 “달러화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유로화가 대안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글로벌 유로 모멘텀을 강조했다.

ING에 따르면 유로화는 달러화 다음으로 국제 채권 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통화이며, 약 3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테오 베네데토 책임자는 “유럽 신용 시장에 투입될 막대한 자금이 준비돼 있다”며 “이러한 자금 유입의 배경에는 유로화로, 그리고 잠재적으로는 달러화에서 벗어나려는 더 광범위한 자산 재분배 추세가 있다”고 진단했다.

ING도 이번 달 보고서에서 자금 흐름이 글로벌 발행사들 사이에서 유로화 표시 부채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투자자와 은행가들은 더 낮은 차입 비용, 유리한 환율, 달러 의존도 축소 노력으로 인해 역양키 채권의 기록적인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의 위상에 전환점이 왔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봤다.

런던 L&G자산운용의 유럽 신용팀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코너 올베니는 “이는 반드시 ‘미국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미국 달러 자산에서 벗어나 유로화 자산으로 다변화할 기회를 찾는 것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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