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데이식스가 10주년 기념 공식 팬미팅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데이식스는 18~20일, 그리고 25~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네 번째 공식 팬미팅 '데이식스 네 번째 팬미팅 [피어 텐: 올 마이 데이즈](DAY6 4TH FANMEETING [PIER 10: All My Days])'를 개최합니다.
총 6회 열리는 공연은 공식 팬클럽 마이데이(공식 팬덤명) 5기를 대상으로 진행된 선예매 당시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해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는데요. 18일 베일을 벗자마자 뜨거운 호응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간 데이식스가 콘서트 등 공연에서 잘 부르지 않던 곡들을 세트리스트에 포함하며 놀라움을 자아냈고요. 아름다운 연출 아래 미공개곡 무대까지 펼치면서 팬들을 행복으로 물들였죠.
다만 일각에서는 심상치 않은 반응도 터져 나왔습니다. 그 즐거운 공연에 입장하기 위한 '본인 확인' 절차가 불쾌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등장한 건데요. 사실 처음 등장한 문제도 아니라 K팝 팬덤의 격정적인 토론까지 열린 실정입니다.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는 데이식스의 팬미팅 본인 확인 관련 불만 글이 다수 게재됐습니다. 본인 확인은 콘서트 등 공연에 입장할 때 티켓 예매자와 실제 입장하는 관객의 명의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일컫는 용어인데요. 통상 현장에서 티켓에 적힌 예매자 이름과 신분증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들 글의 공통된 취지는 바로 '본인 확인 절차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로 인해 공연장 입장이 지연됐다거나 아예 입장하지 못했다는 후기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신분증 사진을 찍어 단체 채팅방에 공유한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죠.
한 네티즌은 X에 "본인 확인 절차 진짜 도가 지나치다. 신분증 얼굴이랑 안 닮았다고 주소, 주민등록번호 불러보라 하고 불렀는데도 추가 확인 필요하다고 팀장 불러서 카카오 인증서까지 요구하길래 인증서 다운받아 보여줬는데도 마음대로 휴대전화를 가져가서 학교 생활기록부(생기부)까지 다운받으라고 하더라"며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 이름까지 물어보고 인증하라는 거 다 해줬는데도 사람 앞에 세워두고 팀장 둘이 사람 번갈아 보면서 '코는 안 변했는데, 눈도 똑같은데?' 하면서 끝까지 인정 안 하다가 결국 공연 15분 늦게 입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네티즌은 "(아티스트가) 오프닝 무대하고 있을 때도 본인 확인 중이었고 노래 두 곡이 끝난 뒤 멘트할 때서야 들어갔다"며 "입장 지연에 대해 사과 한마디, 보상은 일절 없었다. 다른 콘서트나 팬미팅에서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주변에서도 이런 일을 처음 본다고 하더라"고 토로했습니다.
특정 현장 스태프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X(옛 트위터)에는 "빨간 조끼를 조심해라"라는 경고가 마치 괴담(?)처럼 확산했는데요. 한 네티즌은 "처음에 물어봤을 때 안 당당하면 의심받고 바로 뽑혀서 따로 네이버,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보자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K팝 인기가 높아지면서 티켓 거래 수요가 커지고 티켓 정가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암표도 횡행했는데요. 본인 확인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암표 근절 의지에서 비롯됐죠.
실제 최근 K팝 공연장에서는 본인 확인 절차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과거 대다수 공연이 티켓만 제시하면 입장 팔찌를 줬다면 요즘엔 적지 않은 공연에서 티켓과 신분증상 이름을 확인, 관람객의 얼굴도 꼼꼼히 살피곤 하죠. 하이브에서는 이른바 '얼굴 패스'도 도입했는데요. 얼굴 정보를 미리 등록해놓으면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얼굴만 인식하고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빠르게 입장할 수 있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본인 확인 절차가 '누구를 위한 운영이냐'는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선 암표 근절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죠. 실로 본인 확인 절차 하나하나 웃돈이 붙는 경우가 대다순데요. 예매자가 본인 확인을 해주는 비용은 '수고비' 명목으로 티켓 값과 별도로 책정됩니다. '팔옮(팔찌 옮기기)'이 대표적이죠. '팔옮'은 콘서트 현장에서 예매자가 본인 확인을 한 후 입장 팔찌를 받으면 이를 조심스럽게 떼어내 관람객의 팔에 팔찌를 옮겨주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이런 추가적인 행위 하나하나에 웃돈을 붙여 티켓을 되팔다 보니, 차라리 엄격한 본인 확인 절차가 도입되기 전 암표가 저렴하기라도 했다는 자조가 나오는 겁니다.
암표상과 거래자를 잡으려다 애먼 팬을 잡는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가수 아이유의 지난해 서울 단독 콘서트는 티켓 예매자와 실제로 입장하는 관객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과도한 소명 절차를 적용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시 팬클럽에서 영구 제명하는 등의 제도로 논란이 된 바 있는데요. 비슷한 이전 사례가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뭇매가 쏟아졌고 결국 소속사가 직접 해명하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죠.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사전 안내된 기준을 넘어선 '추가 확인' 요구가 임의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전 공지된 본인 확인 요소를 모두 갖췄음에도 현장 스태프가 별도 인증을 요구하거나, 얼굴이 닮지 않았다는 주관적 판단만으로 입장이 지연되거나 거부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는 거죠. 팬 입장에서는 명확한 규칙 없이 현장 판단에 따라 관람권이 좌우되는 불안정한 구조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운영은 팬들을 '문화 소비자'가 아닌 '의심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습니다. 애초에 신분증 기준을 초과하는 정보 제공은 강제할 수 없지만, 거부하면 입장 자체가 불가능해져 사실상 선택권이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오죠. 팬들 사이에서는 "티켓을 구매해도 입장은 현장 스태프 재량"이라는 냉소도 확산하는 실정입니다.

본인 확인 절차는 공연 업계, 특히 K팝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팬들의 불만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인권 침해 우려로도 이어지는 중인데요. 특히 현장에서 티켓 양도 의심자의 신분증과 티켓 사진을 촬영해 스태프 채팅방에 공유하는 관행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죠.
개인정보 보호 전문 기업 오내피플의 조아영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신분증 수집에 사전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노출된 채로 공유됐는지가 핵심"이라며 "처리 근거가 없다면 불법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어 "콘서트 이후 해당 채팅방이 삭제되지 않았다면 미파기 역시 위반 소지가 있고, 이 과정에 관련 없는 제3자가 있었다면 이는 개인정보 유출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관리 책임은 행사 주최 측이 져야 하며 방관할 경우 그 자체로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본인 확인 절차를 무작정 없앨 수도 없습니다. 본인 확인 절차가 없다면 한 장의 티켓이 여러 사람에게 복제·판매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요. 전문 암표상이 대량으로 티켓을 예매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에도 불이 붙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선 "본인 확인을 한다고 모든 암표가 근절되는 건 아니지만 절차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난처한 입장이죠.
결국 해답은 절차 여부 자체가 아니라 절차의 운용 방식에 있다는 지적입니다. 공연장 질서를 위한 본인 확인은 필요하다는 의견은 합당하지만 관람객이 과도한 사생활 침해 없이, 또 합리적인 기준 안에서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운영 체계가 마련돼야 하는데요. 지나치게 경직된 시스템은 소속사, 그리고 아티스트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본인 확인의 실효성과 소비자 권리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