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와 전자지급 유행하며 감소해
美 근거리 무선통신 악용 범죄 확산
카드사와 FBI 등 사용자 주의 당부

배우 손예진ㆍ김명민이 주연한 ‘무방비도시’는 소매치기 조직과 이를 쫓는 경찰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액션 영화다.
2008년 개봉 당시에도 한국 사회에서 소매치기, 즉 타인의 주머니나 가방을 몰래 열어 안에 있는 물건을 훔치는 범죄가 남아 있었다. 그만큼 그 시대 사회상을 반영하기도 했다.
소매치기는 한때 골칫거리였다. 사법기관에서 이를 수사하고 검거하는 전담 조직을 꾸릴만큼, 사회문제로 대두하기도 했다.
약 17년이 지난 현재, 불특정 다수를 감시하는 보안 카메라가 늘었다. 경찰 단속이 강화되는 등 소매치기의 설 자리는 사라졌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화폐를 대신해 신용카드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전자지불 수단이 보편화하면서 소매치기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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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요즘은 치안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낯선 해외여행 때 뜻하지 않게 소매치기를 당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유형의 소매치기가 등장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미 주요 신용카드 회사는 물론 미국연방수사국(FBI)도 유사 범죄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폭스뉴스의 최근 보도를 보면 디지털 소매치기는 근거리 무선통신 또는 전자결제 시스템 등을 악용해 이뤄진다.
범죄자들은 근거리 무선 통신기기로 피해자의 전자기기가 방출하는 무선 결제 신호를 가로챈다.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스마트폰 등은 근거리 무선통신 칩이 내장돼 있어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범죄자는 대형 쇼핑몰과 공항ㆍ대중교통 등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서 범행 대상을 찾는다. 피해자의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ㆍ스마트폰 근처에 범죄에 악용된 통신기기에 접근하기만 해도 금전을 무단으로 취득할 수 있는 셈이다. 흡사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 신용카드에 근접해서 결제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을 악용한다.
먼저 범죄자는 소매치기를 위해 사업자를 등록한다. 물론 가짜다. 이후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산다. 요즘은 카드를 꽂거나 태그하는 별도의 단말기 대신,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때도 있다.
범죄자들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이들의 지갑이나 핸드백에 근처에 범죄에 악용된 스마트폰을 가까이 접촉한다. 이후 범죄를 시작한다.
전통적인 소매치기가 상대의 주머니와 가방을 노렸다면, 최근 소매치기는 상대방의 전자지급수단을 노리는 셈이다.
더욱 상세한 범죄 수법도 알려져 있으나 모방범죄를 우려해 언론과 사법기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
비자카드는 2023년 초 새로운 위협을 처음 확인했다. 미국 FBI로 유사 범죄 패턴을 파악하고 대응 마련에 나선 상태다.

전자기기를 활용한 범죄는 똑같이 전자기기로 대응할 수 있다.
먼저 근거리 무선통신 신호를 차단하도록 만든 지갑이나 파우치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범죄자가 카드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막아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실제 결제 때마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가방 안에 지갑을 넣어두었다면 카드 정보 도난을 막기 위해 무선통신 차단용 액세서리나 열쇠고리 등을 매달아도 효과가 있다.
카드 회사도 보안강화를 비롯해 디지털 도난을 막기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이례적인 결제 내용이 존재할 경우 사용자에게 즉시 이를 알리거나 2단계 인증을 활성화하는 방식도 이 가운데 하나다. 예컨대 같은 금액이 반복해서 결제될 경우도 사용자가 인지하고 있는지를 재확인한다.
무엇보다 카드 사용자가 거래내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은행 또는 신용카드 거래내용을 자주 확인하며 승인하지 않은 거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심되는 결제 내용을 확인했다면 바로 해당 금융기관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