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과열 경고⋯월가, 낙관론 속 경계감 확산

입력 2026-06-0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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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맹목적 낙관론 경계해야”
美 대형 IPO 전, 아시아 자금 이탈
20거래일 연속 코스피 외인 순매도

(자료: 한국거래소, 그래픽=Chat GPT AI 편집 이미지)
(자료: 한국거래소, 그래픽=Chat GPT AI 편집 이미지)

한국 증시를 향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커지는 가운데 경계감도 함께 확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AI 랠리에 힘입은 코스피가 한때 90% 넘게 급등하는 등 지나치게 상승세가 빠르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시장은 이제 ‘더 오를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지켜낼 수 있느냐’를 묻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년 사이 적잖은 글로벌 투자금이 한국 증시에 몰렸다. AI 투자 붐과 정부의 기업 지배 구조 개선 정책이 맞물리며 코스피는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특히 대장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지난달 6일과 27일에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530조원)를 돌파했다. 두 종목의 급등은 한국 증시를 세계 주요 기술주 시장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거침없이 치솟았던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최근 들어 이탈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5월 7일~6월 5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만 약 69조4000억원에 달했다. 6월 5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0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역대급 ‘셀 코리아’ 추세가 지속 중인 셈이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 역시 잇따라 한국 투자 기조를 공격적 투자에서 리스크 분산 투자로 전환 중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골든호스펀드매니지먼트는 최근 한국 주식에 대한 총위험 노출을 줄이고 파생상품을 활용한 방어 포지션을 쌓았다. M&G인베스트먼트 역시 메모리와 파운드리 관련 보유 비중을 낮췄다. 이를 대신해 AI 공급망의 하위 영역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MSCI 한국 ETF(EWY) 역시 하락 위험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EWY는 6월 첫째 금요일인 5일 하루 사이 약 14% 급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한국 증시 대표인 코스피지수 역시 장중 한때 7%대까지 급락했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배경에는 미국의 대형 기업공개(IPO)도 존재한다. 스페이스X의 상장을 앞두고 투자금 마련에 나선 투자자들이 아시아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는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주요 분석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난 빈자리를 변동성이 큰 한국 개인 투자자가 메우는 구조가 코스피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 중이다.

특히 파생상품 시장에서 경계감이 선명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탄비르 산두 글로벌 파생상품 전략가는 "EWY 옵션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이 상승 베팅보다 하락 방어를 더 중시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논쟁의 핵심은 코스피의 매력이 사라졌느냐가 아니라, 이미 얻은 수익을 얼마나 지키면서 계속 투자할 수 있느냐”라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그러나 맹목적인 낙관론이 머무는 구간은 이미 지나고 있다”라며 “AI와 반도체, 기업 개혁이라는 큰 매력이 살아 있는 반면, 너무 빠른 상승과 대형주 쏠림, 외국인 이탈, 개인 투자자 개입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상승한 코스피 속에서 선별 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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