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 본인도 비위로 징계…대법 “신고 따른 보복감사 아냐”

입력 2023-08-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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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 보호’ 명분으로 ‘중대 비위’ 면책한다면
“훼손되는 공익이 더 크다…인과관계 추정 번복”

내부 비리를 공익 신고한 공무원이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다른 동료 직원들의 ‘보복성 신고’로 징계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그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여성가족부가 부패행위 신고를 한 소속 공무원 A 씨에게 중징계 의결 등을 요구한 데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A 씨에 대한 신분보장 등 조치결정을 내린 사건에서, 권익위의 신분보장 등 조치결정을 취소하라는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고 6일 밝혔다.

여가부 공무원 A 씨는 2019년 12월 법무감사담당관실에 ‘공무직의 초과 근무수당 부정수급’ 정황을 발견하고 부패행위를 신고했다. 여가부 감사담당관은 A 씨의 부패 신고에 따라 조사를 실시했다. 이 때 ‘공무직의 초과 근무수당 부정수급’에 연루된 한 주무관이 감사담당관실에 A 씨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신고했다.

감사담당관이 A 씨의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여부에 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A 씨가 일부 동료에 대해 비인격적인 대우를 하고 부당하게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차별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가부는 A 씨에게 중징계 의결 요구 및 직위해제, 성과연봉을 통보했다.

A 씨는 보복성 신고로 감사를 받았다고 반발하며, 권익위에 신분보장 등 조치를 신청했다. 권익위는 ‘A 씨 감사와 조치가 모두 부패행위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로 인정된다’면서 여가부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취소할 것 등을 요구하는 신분보장 등의 조치 결정을 내렸다. 여가부는 권익위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르면 부패행위 신고를 한 자가 신고를 한 뒤 신분보장 등 조치를 신청한 경우에는 해당 신고와 관련해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에서는 이 조항에 따라 여가부 감사를 공익 신고자 A 씨를 겨냥한 불이익 처우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원심은 여가부의 손을 들어줬다. 원심 재판부는 “(공익 신고자를 보호하고자) 여가부의 중징계 의결 요구 및 직위해제를 취소하는 경우에 A 씨가 중대한 비위행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불이익 조치를 받지 않고 면책됨으로써 ‘국가공무원법 및 구 공무원 행동강령이 보장하려는 공익’이 훼손되는 정도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권익위 결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이 사건 감사는 불이익 조치의 한 유형인 직무에 대한 부당한 감사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중징계 의결 요구 및 직위해제, 성과연봉 통보와 A 씨의 부패행위 신고 사이에는 부패방지권익위법 상 인과관계 추정이 번복된다”고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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