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허경영 찍었다는 슬픈 고백

입력 2021-12-24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윤호 정치경제부 기자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고백들을 숱하게 들었다. 허 후보를 찍었다는 유권자 중 일부는 부동산 가격 급등에 분노해 여당 소속 박영선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시장직을 던진 바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차마 투표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단지 그뿐만은 아니다. 정부의 실정과 대안 없는 지금의 정치 현실을 상징적으로 역사에 남기고 싶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그에 가장 적합한 후보는 허 후보라는 것이다. 허무맹랑한 공약과 기이한 언행으로 유명한 그가 큰 선거에서 3위에 오른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얼마만큼 컸는지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바람을 지닌 국민이 적지 않았는지 허 후보는 실제로 득표 3위를 기록했다.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덕이 크긴 했지만, 1987년 대선 출마를 시작으로 이어져 온 34년 선거이력 중 최고 성과였다. 정치혐오의 표현, 정치 희화화라는 해석이 담긴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

그리고 20대 대선을 석 달여 앞둔 현재 허 후보는 재보궐 선거 때의 기세를 몰아 대권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안이 없는 정치 환경은 변하지 않고, 그 속에서 허 후보의 허황되지만 답답한 현실을 꼬집는 말들에 관한 관심이 지속된 덕이다. 크고 작은 언론매체들이 최근까지도 잇달아 허 후보를 인터뷰하는 건 이런 관심이 반영된 것이다.

허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도 선전할까. 국민의 정치에 대한 실망은 여전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갖은 구설수와 논란으로 실망을 더하며 대안 없는 정치 환경을 더 공고히 하고 있다. 허 후보에게 모이는 표들 하나하나, 정치권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10억 원을 나눠주겠다는 사람보다도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데 대해서 말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올해 주택 보유세 8.8조 육박…공시가 급등에 1년 새 1조 더 걷힌다
  • 전고점까지 81p 남은 코스피⋯기관ㆍ외인 ‘사자’세에 2%대 강세 마감
  • '일본 열도 충격' 유키 실종 사건의 전말…범인은 계부
  • 다주택 압박에⋯강남 아파트 실거래가, 3년여만에 3% 하락 전망
  • 20대는 주차·40대는 자녀…세대별 '좋은 집 기준' 보니 [데이터클립]
  • 비행기표보다 비싼 할증료…"뉴욕 왕복에 110만원 더"
  • 노동절 일하고 '대체 휴일' 안 된다⋯근로 시 일당 최대 250% 지급
  • 미·이란, 다음 주 파키스탄서 2차 협상…백악관 “휴전 연장 요청 안 했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4.1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9,693,000
    • +0.19%
    • 이더리움
    • 3,427,000
    • -1.15%
    • 비트코인 캐시
    • 650,000
    • +1.01%
    • 리플
    • 2,101
    • +2.94%
    • 솔라나
    • 127,100
    • +1.52%
    • 에이다
    • 371
    • +1.92%
    • 트론
    • 484
    • +0%
    • 스텔라루멘
    • 241
    • +3.88%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200
    • +2.97%
    • 체인링크
    • 13,830
    • +1.47%
    • 샌드박스
    • 120
    • +3.4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