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슈퍼 울트라 리치' 머스크가 금은보화 속에서 헤엄치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1-11-10 15:38 수정 2021-11-10 15:38

▲‘스크루지 맥덕’ 한 장면 (디즈니)
▲‘스크루지 맥덕’ 한 장면 (디즈니)

세계적인 부호들은 일반 서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부(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스크루지 맥덕’처럼 창고에 산더미처럼 금은보화를 쌓아놓고 헤엄을 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부와 수입은 별개의 이야기니까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가진 테슬라 주식 10%를 팔아도 되냐고 여론조사를 한 이유입니다.

◇"내 주식 10% 팔아도 될까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오후에 올린 설문조사.  (머스크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오후에 올린 설문조사. (머스크 트위터 캡처)

머스크는 지난 6일(현지시간) 트위터상에서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10%를 매각해야 할지를 묻는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참 흥미로운 일이죠?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머스크가 유일할 겁니다. 약 350만 명이 투표에 참여하였고, 58%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CNN에 따르면 지난 주말 시점 테슬라의 주가를 토대로 계산하면 머스크가 보유한 1억7050만 주의 10%는 208억 달러(약 24조5000억 원)어치. 이를 매각할 경우 부과되는 세금은 42억 달러(약 5조 원) 가까이 됩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머스크는 엄청난 부자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자산이란 게 당장은 손에 잡히지 않는 자산, 주식인 거죠. 머스크 역시 자신이 현금 급여나 보너스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죠. 그러면서 “나는 주식 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세금을 내는 유일한 방법은 주식을 파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정권이 추진하는 ‘억만장자세’를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며 에둘러 정부를 비꼰 셈이죠.

◇현금 소득 없는 부자는 뭘로 먹고 살까

현금 소득이 없고 전 재산이 주식 뿐이라면, 대체 부자들은 무엇으로 먹고 사나요? 그들이 매일 아침 먹는 베이글과 커피, 그리고 요트나 전용기 같은 사치품들은 다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요?

그건 대부분이 신용에서 나오는 거랍니다. 머스크 같은 슈퍼 울트라 부자들은 대부분 그들의 주식이나 다른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답니다. 지난 8월, 테슬라는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중 약 8800만 주를 특정 개인의 대출을 위해 담보 잡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주식의 가치는 630억 달러였습니다.

이런 은행 대출은 정규 소득과 같은 방식으로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머스크는 언제든 은행에 가서 “금고에 동전을 가득 채우고 수영하고 싶으니 1000만 달러를 빌려달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은행은 돈을 내주고 약 3%의 이자를 챙기면 됩니다. 1000만 달러의 3%라 해도 30만 달러나 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부자가 돈을 많이 빌릴 수록 "Thank you"인 거죠.

그러나 만약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아 1000만 달러를 벌었다면 그 중의 약 20%를 양도차익세로 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이 머스크라면 어떤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소득 없어도 OK!...세금 내느니 신용대출로

세상이 주목하는 건 부자들이 이런 어마어마한 자산에 걸 맞는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비영리 인터넷 매체 프로퍼블리카 조사에 따르면 머스크나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 같은 부자들은 이런 ‘신용 라이프’ 덕분에 최근 몇 년 간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거나 전혀 내지 않았습니다.

이에 바이든 정권은 막대한 사회복지 예산 마련을 위해 억만장자세를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도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한다는 내용입니다. 엄청난 자산을 갖고도 양도차익세를 내지 않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억만장자세는 없던 일이 됐습니다. 억만장자세 발의는 지난 주말 의회가 승인한 법안에서 제외됐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CEO (연합뉴스)

머스크의 주식 매각 사인은 결국 사리사욕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8일과 9일 이틀 간 테슬라 주가는 각각 약 5%, 12% 폭락했습니다. 이것만 보면 언뜻 테슬라와 머스크에 큰 타격으로 비치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틀간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47% 이상 상승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입니다.

절세효과도 기대됩니다. 머스크는 내년 8월까지 테슬라 주식 2286만 주를 매도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갖고 있습니다. 이 스톡옵션 행사 시점 주가와의 차액만큼의 이익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어쩌면 테슬라 주가가 내려간 게 머스크에게는 더 반가운 일일 수 있습니다.

다만, 머스크는 이번 매도 사인으로 또 금융당국의 사정 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송당한 적이 있습니다. 2018년 머스크는 테슬라가 상장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트윗을 올려 시장을 교란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4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고, 앞으로는 트윗을 올릴 때 법률 자문을 미리 받겠다고 합의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기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의도가 있든 없든, 트위터를 통해 가상화폐 ‘도지코인’이나 ‘비트코인’ 시세를 조종, 시장 교란의 주범이 됐습니다.

◇못 말리는 기행...피해는 당신들의 몫

▲최근 5거래일간 테슬라 주가 추이.
 (구글)
▲최근 5거래일간 테슬라 주가 추이. (구글)
그런 기행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의 몫입니다. 한동안 ‘천슬라’니 ‘이천슬라’니 흥분했던 테슬라 주식을 가진 국내 서학개미들도 좌불안석일 겁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9일 기준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유잔고는 147억 달러(약 18조 원)로,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습니다.

이틀 간의 주가 하락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400억 달러 감소하였고, 9일 주가는 1023.50달러로, 작년 9월 8일 21% 폭락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머스크 자산도 2710억 달러로 이틀 간 약 500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립니다. 웨드부시와 제프리스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1800달러와 1400달러로 높였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35개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810달러로 8일 종가보다 25% 낮게 책정됐습니다.

투표 사건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이름을 'Lorde Edge'로 바꿨습니다. 그랬다가 다시 'Trollheim'으로 변경했습니다. 일부 추종자들은 "중대 발표의 전조"라고 추측했지만,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은 "변덕"이라고 일갈했습니다. 6월에도 그는 'Elon Musk, the 2nd'라고 바꾼 적이 있거든요. 그리고 현재는 다시 'Elon Musk'로 돌아왔습니다.

투자자들은 이 50대 남성의 철없는 기행에 언제까지 휘둘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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