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韓경제의 현주소

입력 2021-08-10 16:11 수정 2021-08-12 14:28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4년 특별연설에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정책을 거론하면서 “코로나 위기가 흐름을 역류”시켰긴 했지만 “고용·사회 안전망 강화, 분배지표 개선 등 긍정적 성과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소주성 등이 “코로나를 이겨낸 큰 힘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정부지원금을 빼면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해 현 정부에서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았다. 자화자찬하며 경제정책이라고 밀어붙이는 것들이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집만 부리는 꼰대의 그것이 돼가고 있다는 생각을 부인하기 어렵다.

2018년 한국은 ‘30클럽’에 가입했다. 전쟁의 폐허에서 최빈국으로 출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은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한 성취다. 하지만 최근 경제 상황을 볼 때 ‘설익은 선진국 함정’에 빠져든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한국은행의 ‘2020년 국민 계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 1881달러(약 3762만 원)로 전년보다 1.0% 줄었다.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이게 나빠졌다는 것은 국민의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의미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과 원·달러 환율 상승을 탓했다. 우리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 핑계가 궁색 다. 근본 원인은 경제·산업구조의 문제일 게다. 지금 한국 경제는 활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구조변화지수를 통해 본 한국 산업의 활력, 지속해서 저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 활력을 보여주는 구조변화지수는 2010년 들어 1970년대(0.039)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말끔히 종식될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기존 사회·경제적 질서를 뒤흔들 대전환의 시기에 있다. 의도치 않았지만, 재택ㆍ원격 근무가 확대됐고 학교는 원격 수업을 한다. ‘비접촉(untact)’시장은 급성했다. 메타버스와 AI(인공지능) 중심의 미래사회는 눈 앞에 성큼 다가왔다. 글로벌 산업구조의 대전환의 시기에 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돌아왔다”고 외치는 미국과 ‘중국몽’을 내세운 중국은 이미 군사·산업·기술 분야에서 신 패권 전쟁을 본격화했다. 혁신을 통해 성장과 일자리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그런데도 한국은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노동력과 자본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소득불평등 정도와 고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청년들은 자기들을 스스로 ‘벼락거지’, ‘N포세대’라 자조한다. 성장보다 과하게 분배에 치우친 정책 때문일 게다. 불평등과 양극화가 가속화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집권 말이지만 문 정부가 지금이라도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가 왜 ‘청바지 입은 꼰대’ ‘무늬만 공정’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받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많은 꼰대는 서럽다. 내가 왜, 언제, 어떻게 꼰대가 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꼰대질이 주위 사람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모르는 게 꼰대의 속성이다. 모르기 때문에 고치려는 생각도 없다. 되레 누가 해달라는 것도 아닌데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것”이란 선한 의도를 과신하게 된다. 이게 바로 현 정부와 정치권의 현주소는 아닐까.

지금 우리 경제는 글로벌 산업 패권 경쟁과 신냉전 갈등 속에서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 복장을 자율화하고 직급 호칭을 없앤다고 해서 탈꼰대가 되는 건 아니다. ‘무늬만 혁신’인 경제성공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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