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용균 막자' 인권위 권고, 정부ㆍ발전사 불수용 '논란'

입력 2021-07-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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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직고용 수용은 인국공 사태 보듯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2018년 12월 21일 오후 故 김용균씨가 숨진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2018년 12월 21일 오후 故 김용균씨가 숨진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의 사망 사고 이후 이를 막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필수유지업무에 종사하는 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정부와 발전회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 5개 사가 회신한 권고 이행계획을 검토한 결과 이들이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판단하고 회신 내용을 공개했다.

인권위는 올해 2월 발전 5개 사 사장들에게 관계 부처와 협의해 연료·환경설비 운전과 경상정비 업무를 하는 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할 것을, 산업부·기재부 장관에게 하청노동자 직고용을 위해 발전사들의 조직·인력·예산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

앞서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019년 8월 진상조사 뒤 제시한 권고안 22개 가운데 첫 번째로 노동 안전을 위한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든 바 있다.

협력사 노동자의 안전사고에 책임을 지지 않는 발전회사가 그들의 안전을 위한 설비 개선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협력사 또한 이를 본받아 더 위험한 업무의 재하도급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책임도 재하도급 업체로 넘기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피 권고기관은 인권위에 보낸 답변서에서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는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경상정비 분야는 현행과 같이 민간위탁을 유지하되 계약 기간 연장·고용 승계 등 고용안정 제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는 "연료·환경설비 운전과 경상정비 업무는 석탄화력발전시스템 운영의 상시적 업무로서, 분절화되지 않고 공정간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는 업무 특성상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자회사 정규직이나 민간위탁 모두 실질적으로는 외주화라는 점에서 권고가 수용되지 않았다"고 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직고용 수용은 인국공 사태를 보듯이 경쟁체계에 부합하지 않고, 노노 갈등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건 이후 구성된 노사정 협의체에서 확정한 자회사 정규직화 등의 고용안정 제고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위가 왜 문제로 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등 도급금지 관련 법안을 조속히 논의해 입법화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 개정됐지만 유사한 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노동재해 현실을 고려할 때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를 중장기 과제로 미뤄두기에는 사안이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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