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살해 혐의 1심 중형 40대 중국인, 증거 부족 무죄 확정

입력 2021-06-08 12:53

(뉴시스)
(뉴시스)

친딸을 한국으로 데려와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뒤집힌 40대 중국인 남성의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부인과 이혼한 뒤 2017년부터 여자친구 B 씨와 중국에서 동거했다. A 씨와 전부인 사이에는 딸 C 양이 있었다.

B 씨는 C 양 때문에 A 씨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여겼다. B 씨는 두 차례 유산하자 C 양 탓을 하며 극도로 증오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B 씨를 위해 C 양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19년 8월 한국에 입국해 숙박시설에서 C 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C 양이 숨지기 전 A 씨와 B 씨는 살인을 공모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B 씨에게 “오늘 밤 필히 성공한다”고 보냈다. 이에 대해 A 씨는 “B 씨를 달래주기 위해 동조하는 척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부검에서는 “익사로 추정되고 사망 과정에서 외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타인에 의한 외력이 개입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타살 가능성이 높다’ 등의 소견과 질식 가능성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었다.

1심은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법의학적 소견 등을 보면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C 양이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피해자가 욕조 안에서 미끄러져 숨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문자메시지에 대한 A 씨 주장도 받아들였다. A 씨의 전처가 “A 씨는 C 양을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로 죽였을 리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과 부녀가 여행 다니며 촬영한 사진 등을 바탕으로 살해 동기도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사건 직후 현장에서의 피고인의 모습은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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