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유발(誘發)과 촉발(觸發)

입력 2019-04-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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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얼마 전,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의 원인이 무리한 지열발전에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다분히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회사의 이익에만 눈이 팔린 나머지 몇몇 잘못된 주장에 근거하여 수립한 엉터리 개발 계획을 관철하기 위해 무리하게 물을 주입하다가 결국은 지진을 일으켜 포항시민에게 엄청난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주었으니 이보다 더 몽매하고 한심한 노릇이 없을 것 같다. 포항 시민을 대상으로 지진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실험해본 꼴이 되었으니 포항 시민들로서는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유발지진’이니 ‘촉발지진’이니 하는 말이 나왔다. 유발지진은 지구 내부 환경 스스로의 변화에 의해 발생한 지진이 아니라, 석유나 가스의 채굴, 지열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등 인간이 가한 어떤 작용으로 인하여 지구 내부에 응력변화와 변형이 생김으로써 발생하는 지진을 말하며 대부분 작은 규모이다. 촉발지진은 마침 지구 내부 지진대의 환경이 큰 변화를 일으키기 직전의 임계점에 이르러 있을 때, 인간이 물리적인 힘을 가해 이 지진대를 자극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진을 말하며 이때는 대부분 대형 지진이 발생한다. 유발은 ‘誘發’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꾈 유’, ‘터질 발’이라고 훈독한다. ‘꾐으로써 발생하는 것’이 유발이다. 즉 어떤 일이 원인이 되어 다른 일을 일으키는 것을 유발이라고 하는 것이다. 촉발(觸發)의 ‘觸’은 ‘부딪칠 촉’이라고 훈독하며 “닿거나 부딪쳐서 폭발하는 것”을 촉발이라고 한다.

함께 살아야 할 자연을 인간의 편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개발하면 자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마침내 역공을 한다. 인류는 아직 자연의 역공이 일으키는 재앙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개발만이 능사가 아닐 텐데 인류를 태운 ‘개발’이라는 이름의 열차는 이미 속도가 너무 높아서 내릴 수가 없다. 결국은 파멸에 이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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