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원화강세는 수천억 손실… 환율 변동에 촉각

입력 2018-05-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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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대기업들이 주요 변수인 환율 등락에 숨죽이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기업인 자동차와 전자 업계의 경우, 원달러 내림세가 이어지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탓이다. 올 1분기 달러화 대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72.29원. 분기기준으로 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수천억 원의 손실을 봤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로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약 6000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율 영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6600억 원의 손실을 본 데 이어 2개분기 동안 1조20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날렸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810억 원 규모의 외환관련 손실을 봤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1분기 전년 동기대비 급감한 681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0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저다.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20.2% 감소한 3056억원에 그쳤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실적 부진 배경으로 “비우호적 환율”을 꼽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현대차 매출이 1200억 원 가량 감소한다. 국내 차업계 매출은 전체적으로 4200억 원 줄어든다.

석유화학업계도 환율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LG화학의 올 1분기 사상최대 분기 매출(6조5536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6508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롯데케미칼도 1분기 영업이익 6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줄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80원 정도 환율 변동이 있었다”며 “손익영향이 800억 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적과 관계없이 경영지표가 악화되기도 한다.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외화금융자산 및 외화금융부채의 환율변동위험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2780억 원 손실을 본다. 이는 전년 기준 2220억 원보다 500억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초 1056.6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9일 1079원대로 올라섰지만, 언제 또 급락할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급격한 환율 하락시 정부의 개입도 기대하기 어렵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한 기계, 자동차 산업과 8대 주력 산업 중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IT 산업은 환율변화의 수출 민감도가 높은 산업”이라며 “원화 강세에 대비해 수출제품 및 시장 다변화 등 수출 구조 고도화를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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