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르네상스 맞은 소니, 반려 로봇 ‘아이보’로 과거 영광 재연할까

입력 2017-11-02 08:17 수정 2017-11-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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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20년래 최고...과거 ‘혁신의 요람’ 아이콘 명성 되찾고 있어

“왕왕!(멍멍!)” 판매 부진으로 조용히 자취를 감췄던 소니의 로봇 강아지가 10년 만에 돌아왔다. 20년 만에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은 소니가 애완용 로봇 사업에 재도전하며 과거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니는 2017 회계연도 2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2조600억 엔(약 20조1632억 원)을, 영업이익은 2040억 엔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34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1998년 이래 최대 규모다. 소니는 내년 3월 마감하는 올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63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니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PS의 주요 게임 타이틀 신작을 출시하면서 게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 소니의 게임 및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의 매출액은 4332억 엔으로 전년 대비 35.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48억 엔으로 188.3% 늘었다.

앞서 소니는 수년 간의 구조조정을 거쳤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전자 사업을 혁신해 판매가 부진하던 TV 사업을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하도록 개편하고 PC 사업 ‘바이오(VAIO)’를 매각했다. 1999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5만 대를 기록한 애완용 로봇 프로젝트는 판매 부진으로 2006년 정리했다. 개발자들을 떠나보내고 본사 직원 수도 줄였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소니는 ‘혁신의 요람’이란 명성을 되찾았다. 1일 소니의 주가는 11% 뛰며 9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니는 이날 10년 전 실패로 접었던 반려 로봇 ‘아이보’를 깜짝 공개했다. 신형 ‘아이보(aibo)’는 이전에 출시된 ‘아이보(AIBO)’와 같은 이름이지만 소문자를 사용한다.

신형 아이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했다. 외형은 닥스훈트를 닮았으며 코와 입 부분의 카메라가 주인이나 물체를 파악한다. 눈동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유기EL)로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모아 정보를 분석하면서 주변 환경을 익히고 상호작용 한다.

소니는 아이보를 개인 비서나 교육 목적, 가정 보안 등에 활용하며 사람들과 친숙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히라이 사장은 “소니의 사명과 존재 이유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가족과 연결해 즐거움을 줄 아이보는 소니의 사명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AI를 탑재한 아이보는 아마존의 ‘에코’나 알파벳의 ‘구글 어시스턴트’ 등 미국 IT 기업들의 AI 스피커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은 가격이 장벽이다. 일본에서 판매될 아이보의 가격은 대당 19만8000엔으로 기능만 고려하면 약 100달러(약 11만 원)에 이용할 수 있는 에코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아이보가 AI스피커보다 높은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 ‘워크맨’을 히트시켰던 것처럼 시대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소니의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플레이스테이션과 아이보가 가상현실(VR)과 로봇, AI라는 올해의 큰 흐름을 담았다”면서 “이 분야에서 소니가 실력을 발휘한다면 소니 브랜드의 복권(復權)이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소니는 이날 아이보를 발표하며 유머감각을 발휘했다. 소니는 아이보를 1일 오전 11시 1분에 공개했으며 예약 판매는 같은 날 오후 11시 1분부터 시작했다. 1의 영어발음인 ‘원’은 강아지가 짖는 소리의 일본식 표현 ‘왕’과 발음이 유사하다. 아이보는 개의 해(무술년)인 내년 1월 11일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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