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윌로펌프 부산공장…‘스마트공정’ 도입으로 12단계 생산공정 계량화

입력 2017-07-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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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 실수 실시간 감지하고 알려줘…고장이력 관리하고 블랙박스 기능도

▲스마트오토메이션 시스템이 적용된 하이멀티5 생산 라인. (부산=전효점 gradually@)
▲스마트오토메이션 시스템이 적용된 하이멀티5 생산 라인. (부산=전효점 gradually@)

건물을 사람의 몸에 비유한다면 수도관을 혈관에, 펌프를 심장에 비유할 수 있다. 건물 최하부나 최상부에 설치된 펌프는 물탱크의 물을 수도관을 따라 밀어올리거나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한 건물에 입주한 수십 세대에서 수도꼭지를 틀면 깨끗한 물을 콸콸 공급받을 수 있는 것도 건물에 내장된 펌프 덕분이다.

부산 미음산업단지에 위치한 윌로펌프는 전세계 70여 곳의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수처리·펌프 시스템을 공급하는 독일계 윌로그룹의 한국 법인이다. 국내 펌프 시장에선 단연 1위 사업자다. 2000년 합작 회사로 첫발을 내디딘 후 2004년 단독 법인으로 재출범한 윌로펌프는 2013년 대대적인 설비 재투자를 통해 미음 산단 5만㎡ 부지에 신공장을 출범시켰으며 2000억 규모의 연매출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대표색인 청록색으로 꾸며진 회사 내외관을 따라 1층에 위치한 생산장으로 들어서자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칸막이나 벽이 없어 생산 배치와 동선의 유연성을 극대화한 공간이었다. 물류는 원재료 창고에서 생산장, 완제품 창고까지 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 펌프는 기본적으로 모터와 임펠라, 케이싱의 3가지 핵심부로 구성된다. 모터가 회전하면서 동력을 발생시키면 케이싱 내부의 바람개비 같은 구조를 가진 임펠라가 회전하면서 한쪽으로 물을 빨아들여 다른 쪽으로 내보낸다. 모터의 힘이 임펠라를 거쳐 펌핑으로 전환시킨 것이 모든 펌프의 원리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품목은 크게 모터, 생활용 펌프, 산업용 펌프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신헌재 생산팀장은 “생활용 펌프는 주로 기성품으로 생산되고 산업용 펌프는 고객 요구사항에 맞춰 설계 단계부터 주문자생산방식으로 제작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만 약 88만대의 생활용 펌프, 4만2000대의 산업용 펌프가 이곳을 통해 출고됐다. 높이 18cm의 작은 가압용 펌프에서부터 14m에 이르는 산업용 펌프까지 크기와 종류도 다양하다.

제조업의 스마트화 흐름에 발맞춰 윌로펌프 부산 공장도 준비 운동을 하고 있다. 독일 본사는 지난 2월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첫 삽을 떴고, 한국 법인도 미음 공장에 스마트 공정을 도입하고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 등을 내놓으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대표 제품인 ‘하이멀티5’와 ‘하이부스트 부스터시스템’에는 윌로펌프의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녹아 있다.

▲생활용 펌프로 분류되는 '하이멀티5' 제품. (부산=전효점 gradually@)
▲생활용 펌프로 분류되는 '하이멀티5' 제품. (부산=전효점 gradually@)

생활용 펌프 모델인 ‘하이멀티5’는 재작년 프랑스에서 한국 부산으로 이관된 윌로그룹의 생활용 펌프 연구개발(R&D) 총괄센터가 개발, 작년부터 생산에 돌입한 제품이다. 회사는 올해 4월부터 하이멀티5 제품 생산 라인에 스마트자동화 시스템을 시범 적용해 스마트공장화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사용하고 있다. 2개 라인으로 구성된 하이멀티5 생산 공정은 조립부터 검사, 포장까지 총 12 단계로 이뤄진다. 각 단계마다 조립 과정이 계량되고 기록된다. 한 직원이 한 부품을 다른 부품에 끼워서 조이자 체결력이 자동 측정돼 화면에 수치로 표시됐다. 그 덕분에 모든 제품은 정확히 같은 강도로 조여지거나 조립될 수 있다. 작업보조역할을 하는 센서는 조립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가 생기면 실시간으로 감지해 이를 알려준다. 100여개에 달하는 부품과 완제품에는 고유의 코드가 부여돼 생산시간과 생산자가 기록돼 사후추적도 가능하다. 신 팀장은 “누가 작업하든지 똑같은 제품 결과를 얻기 위해 계량화에 중점을 둔 것이 스마트오토메이션 라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용 펌프의 대표 제품은 IoT가 적용된 ‘하이부스트 부스터시스템’이다. 제품은 크게 제어부와 작동부로 나뉜다. 제어부인 컨트롤 판넬은 윌로펌프 R&D팀이 직접 알고리즘을 짠 전용 인쇄회로기판(PCB)이 내장돼 있는데, 공급해야할 유량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부인 펌프를 제어한다. 신 팀장은 “제어부에 연결된 입형식 펌프는 건물 유량에 따라 1대부터 8대까지 병렬로 연결시켜 맞춤형으로 쓸 수 있다”며 “IoT 기능을 통해 예측 서비스와 고장이력관리, 블랙박스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이부스트 부스터시스템은 고양 스타필드와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 한양대학교 등을 포함한 수많은 건물에 설치돼 유량을 공급하고 있다.

윌로펌프는 올해부터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건설시장 추세에 맞춰 펌프 유지·보수 서비스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틈새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전국 28개 통합서비스센터와 141개 지역 서비스센터를 바탕으로 유지·보수 매출을 늘려 2020년 매출 목표인 2200억 원을 가볍게 돌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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