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도 경매하는 시대

입력 2017-04-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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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베리, 비드웰 등 서비스 확대 의지 드러내

미국에서 월세를 경매에 부치는 사이트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부동산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임차인과 임대인이 경매를 통해 월세 거래를 하는 새로운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부동산 전문업체 줌퍼는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이 세입자의 나라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줌퍼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미국의 주요 대도시 100곳 중 매매보다 월세 비중이 높은 도시는 50여 개로 나타났다. 2009년에 매매보다 월세 비중이 높은 도시가 30곳에도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로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틈을 파고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렌트베리와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비드웰 같은 월세 경매 사이트가 등장했다.

작년 5월 문을 연 렌트베리는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으면 세입자가 경쟁 입찰을 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성사시킨다. 집주인은 세입자들이 제출한 월세 가격과 세입자의 신용 등을 검토해 거래를 결정한다. 렌트베리는 세입자가 웃돈으로 지급한 차액의 25%를 수수료로 챙긴다. 렌트베리의 알렉스 루빈스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까지 10개 도시에서 서비스한 것을 토대로 살펴보면 세입자들은 평균적으로 월세 비용의 5.1%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루빈스키 CEO는 “현재 미국의 10개 도시에서만 서비스하지만 곧 1000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 서비스는 방을 찾고 가격을 알아보는 등의 거래 비용을 줄인다”며 “에어비앤비 예약만큼 쉽게 집을 빌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다른 월세 경매 서비스인 비드웰은 현재 캐나다 4개 도시, 500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조던 루이스 CEO는 “오는 여름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월세 경매 사이트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밴쿠버의 그레골 로버트슨 시장은 비드웰이 공정한 주택 거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비드웰의 루이스 CEO는 로버트슨 시장을 만나 “월세 경매 사이트가 월세 가격을 높이지 않는다”며 이러한 우려가 기우라고 주장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사라 엘리슨 이코노미스트도 루이스 CEO의 주장을 지지했다. 엘리슨은 “월세 경매는 가격 정보가 별로 없는 시장에서 유용하다”며 “외곽 지역 같은 경우 월세 경매가 유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도시에서는 월세 경매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컬럼비아대학의 매튜 백커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임대인, 임차인들이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진 상황에서는 굳이 경매 시스템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백커스는 “이베이가 대표적인 예”라며 “이베이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로 이름을 알렸지만 경매에 들어가는 시간과 거래를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점점 온라인 쇼핑 사이트로 서비스 비중을 옮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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