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잃은 400조...은행은 앉아서 4조 벌어

입력 2016-07-06 09:12 수정 2016-07-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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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요구불예금 44조원 증가

기준금리의 연이은 인하 속에 갈 곳 잃은 자금이 4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주요은행인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6월말 기준)은 지난해 351조3592억원에서 44조8332억원 늘어난 396조1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입장에서 요구불예금은 관리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저비용성 수신’이라고 하며, 수신액이 늘어날수록 이익을 내는 효자 상품으로 통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요구불예금이 은행 수익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 부분이 확대되면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요구불예금은 고객이 아무 때나 돈을 넣거나 뺄 수 있는 자유입출금식예금을 통틀어 말한다.

은행들이 요구불예금에 주목하는 이유는 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이후 예대마진이 줄어들어 예금과 적금을 통해선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요구불예금은 평균적으로 0.1%로 이자율을 산정해 이자지급 부담이 거의 없는 상품이다. 이 때문에 은행에서 선호하고 있다.

예를 들어 396조원이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가입된 경우 은행들은 연간 1.5% 정도의 이자를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하지만 요구불예금은 이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요구불예금 확보로 아끼는 이자비용을 1%로 가정했을 때 은행들은 앉아서 연간 4조원을 버는 셈이다.

자금 조달 차원에서도 요구불예금을 통한 이득을 볼 수 있다. 요구불예금 잔액 규모가 커지면 은행에서는 낮은 비용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은행 관계자들은 요구불예금의 증가가 방향성을 잃은 자금이 많아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예금과 적금의 이자율이 낮을뿐더러, 이를 대체할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라는 해석이다. 부동산, 주식, 펀드 등에서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과 맞물린 결과다.

최근 금융권에선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가 나올 때를 대비해 단기성 예금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4월말 잔액 기준)은 199조4830억원으로 3월보다 0.4% 증가했다.

이 금액은 역대 최대로 2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년 새 21.3%나 늘었다.

만기 1년 미만의 정기예금 잔액은 2009년 11월 100조원을 넘어선 이래 2010년 10월 150조원, 작년 3월 160조원, 6월 170조원, 8월 180조원, 10월 190조원을 각각 돌파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1년∼2년 미만이나 2년∼3년 미만 정기예금의 잔액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4월 말 현재 342조7050억원으로 3월보다 0.1%, 작년 같은 달보다는 5.9% 감소했다.

전년 동월대비로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째 줄고 있다.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의 잔액도 17조2천170억원으로 전월대비 0.3% 감소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3.0%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작년 9월 이후 8개월째 줄었다.

시중은행 한 개인고객부 관계자는 “금리는 계속 떨어지는 데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요구불예금과 단기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그나마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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