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기획]CMA, 증권사 수익원으로 자리잡나

입력 2006-09-11 11:02 수정 2006-09-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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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원’ 두 마리 토끼잡기 ‘잠재고객’

'월급통장=은행계좌'라는 편견을 깨고 샐러리맨을 유혹하는 증권사 CMA(Cash Management Account, 종합자산계좌관리)계좌.

직장인들이 통상 월급통장으로 쓰는 은행 수시입출금 예금(보통예금)의 이자율은 연 0.1~0.2%다. 수시로 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만큼 이자를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알고 보면 상당히 허탈한 이자율이다. 이 같은 틈새를 노린 상품이 바로 증권사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CMA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CMA 계좌유치는 물론 기존 MMF에 은행 계좌를 연결한 상품 등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고객의 저변확대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동양종금증권과 삼성증권을 필두로 올 초 한화증권과 현대증권에 이어 최근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SK증권 등도 앞다퉈 CMA를 출시했다.

하반기중에는 대우증권을 비롯해 굿모닝신한, 미래에셋 등이 새로운 CMA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CMA상품은 은행 예금과 같이 수시입출금이 가능한데다 은행이율이 연 0.1~0.2%인데 반해 보통 연 3.5%에서 최대 4.7%까지의 고금리를 제공하며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이 상대적 고금리가 가능한 것은 증권사들이 예치된 고객의 자금을 단기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기업어음이나 우량채권, 초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가 주요 투자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제각각 조건별 수수료 면제, 기간에 상관없이 확정금리 제공, 헌혈이나 사회봉사시 0.1%P추가금리 제공, 신용대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더한 CMA상품을 출시중이다.

◆CMA계좌 '봇물'...왜 이렇게 서두르나

증권사들의 CMA는 지난 2004년 삼성증권의 SMA(Samsung Management Account)를 시작으로 현재 동양종금, 한화, 현대, 교보, CJ투자증권 등이 판매하고 있으며, 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내에 CMA 상품 출시를 완료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CMA계좌 확보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이유는 일단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다.

최근 주식시장이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있다. 또 점차 기관화 장세로 인한 개인투자 비중 감소 등으로 브로커리지 수입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틈새상품 발굴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제기했던 미수거래 규제 방안을 발표하며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증권사들의 수익원 다변화 압력은 더욱 높아진 상황.

장기적으로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CMA계좌 유치가 곧 잠재적 증권계좌 고객 유치’라는 판단 하에 증권사들이 발 벗고 나섰다.

증권사들이 잠재적 증권계좌 고객 확보를 목표로 비교적 낮은 수익을 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로 배분해 향후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 특히 증권사가 소액결제기능을 부여받게 될 경우를 대비한 시장선점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박용구 한화증권 마케팅 차장은 "증권사들이 2000년 이후부터 브로커리지 영업에 대한 한계로 수익대체원 개발에 분주했으나 수익증권, 위탁증권 만으로는 수익창출과 고객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라며 “CMA의 경우 자유로운 입출금, 결제기능과 더불어 연 4% 이상의 높은 이자를 제공해 정기적인 고객과 수익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한 증권사 마케팅 팀장은 "정기예금의 경우 운용계획과 수익률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보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반면 CMA와 같은 수시입출금식 상품의 경우 운용 수익을 내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고, 실제 수익률도 은행상품에 비해 높지 않다"면서도 "결국 장기적 안목에서 고객에게 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MA 중장기 도약 위한 ‘포석’

결제기능이 없는 증권사들은 은행의 연계계좌를 연결해 지로·요금 납부, 수시입출금 등의 결제기능을 고객의 통장에 부여했다.

그러나 증권사의 CMA가 은행의 연계계좌를 통해 결제기능을 수행한다고 해도 주체인 은행에 비해 제약사항이 많다.

일단 증권사의 연계은행이 대부분 우리은행으로 제한돼 타 은행 고객의 경우 거래은행을 바꿔야 하는 점, 일부 증권사의 경우 주말이나 공휴일의 경우 ATM기기 이용이 제한되는 문제점 등이 있다.

박 차장은 "은행들이 증권사에게 주요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에 연계계약 맺기를 꺼려하고 있다"며 "우리은행, 농협, 국민은행 등이 연계계좌를 맺고 있지만 대부분 우리은행에 한정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완규 현대증권 상품기획팀장은 "은행과 계약을 통해 연계계좌를 만들고 있다고 해도 은행만 되고 증권은 못하는 업무가 있다"며 "은행과 증권은 갑과 을의 관계로 은행이 갑자기 계약해지를 요청해오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증권사의 소액결제기능 부재로 은행에 내는 수수료 부담, 은행과의 계약 파기 우려가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자체 결제기능을 가질 수 있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결제기능만 갖추게 된다면 증권보다 우위를 차지한 은행과도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완규 팀장은 "은행과 증권사의 '월급통장' 경쟁으로 수수료 면제, 이자율 확대 등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며 "향후 증권사가 결제기능을 얻게 된다면 은행과 증권간 선의의 경쟁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CMA를 통해 주식, 수익증권, 선물거래 고객 등 다소 제한됐던 고객층을 월급통장 CMA계좌 이용고객으로 한층 넓히게 됐다.

앞으로도 증권사의 생존과 직결된 자통법 시행 대비와 수익원 다변화 차원의 CMA고객 유치를 위해 증권사들은 보다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더 많은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 예금과 달리 증권사 CMA는 간접투자상품의 특성을 가져 기본적으로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유일하게 동양종금증권에서 판매하는 CMA의 경우 5000만원까지 원금과 이자에 대해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정도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거의 모든 증권사의 CMA 투자 대상이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 등 안정적인 자산에 국한되는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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