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하루 54만장의 태양전지가 ‘척척’…“이곳이 바로 첨단”

입력 2013-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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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를 향한 전진 기지,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을 가다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의 한 직원이 태양광 웨이퍼 표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화케미칼
하루에만 54만장의 태양전지가 쏟아진다. 가로세로 6인치 크기의 태양광 웨이퍼 한 장이 입고된 후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반나절. 총 2.3km 길이의 자동화 라인으로 연결된 3개 층에서 8단계 공정을 거치면 푸른색 표면의 태양전지가 비로소 완성된다. 이렇게 생산된 연간 약 2억장의 태양전지가 ‘한화큐셀’의 브랜드로, 세계 각지에 출하되고 있다.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서쪽으로 33km가량 떨어진 셀랑고르주의 사이버자야에 위치해 있다. 사이버자야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밀림을 밀어내고 조성한 첨단 산업도시다.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에 있는 한화큐셀의 태양전지 생산공장. 이곳에서는 하루 54만장의 태양전지가 생산된다. 사진제공 한화케미칼
한화그룹은 지난해 10월 독일의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 큐셀을 인수했다. 큐셀이 극심한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산한 지 6개월 만이다. 2009년 4월부터 상업 가동된 말레이시아 공장도 이를 계기로 한화에 넘어왔다.

25만4545㎡(약 7만7000평) 부지에 연면적 3만3000㎡(약 1만평) 규모로 건설된 이 공장에는 AMH(물류자동화시스템), MES(생산관리시스템) 등 첨단 자동화 설비가 구축돼 있다. 연간 900MW의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갖춘 대규모 공장이지만 제조공정에서 좀처럼 작업자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12일 류성주 법인장(상무)은 “포장, 품질 검사 등 극히 일부 공정 외에는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며 “총 747명의 직원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전체 생산공정은 ‘품질 관리’가 최우선으로 적용되어 있다. 웨이퍼가 공장 1층의 자동화 설비에 투입되는 순간부터 낱개별 품질 추적 관리가 시작된다. 이는 세계 최저 수준의 불량률(0.0025%)로, 생산 수율을 극대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의 한 직원이 생산관리시스템 모니터를 제조 공정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 한화케미칼
2층부터는 본격적인 태양전지 제조 공정이다. 웨이퍼 표면의 먼지나 불순물 등을 제거하는 ‘에칭 공정’과 인(燐)을 접합해 전극을 형성하는 ‘p-n층 생성 공정’, 빛 반사를 막기 위해 푸른색의 실리콘(SiNX)을 붙이는 ‘반사 방지막 형성 공정’ 등이 한꺼번에 진행된다. 각각의 공정은 생산 설비 위쪽에 촘촘히 연결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수십 대의 ‘캐리어’가 연결해 준다. 캐리어는 100장 단위로 웨이퍼를 운반한다.

3층은 태양전지의 성능을 결정하는 ‘전극 형성’ 및 ‘전극 열처리’ 공정과 함께 에너지변환효율을 확정하는 광량 검사가 실시된다. 이후 17%~18% 사이의 태양전지 효율 값이 0.2% 단위로 분류돼 차곡차곡 종이상자에 포장된다.

류 법인장은 “이곳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과 제1 항구인 클랑항이 인접해 있어 원료 및 제품 수출입 등 물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현지 인력의 높은 교육 수준과 영어사용 능력, 인근 국가에서 온 직원들의 저렴한 인건비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년 전 인수 당시 분기당 평균 60MW 수준이던 태양전지 판매량이 지난 1분기에는 150% 증가한 173MW까지 오르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환골탈태하고 있다”면서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 규모는 부지 면적의 7분의 1 수준인데, 대규모 물류창고와 태양광모듈 생산 공장으로 유휴 공간을 다 채우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화그룹의 큐셀 인수가 독일과의 외교적인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최근 한국이 독일의 노동허가 신청 우대국에 선정되는 과정에서 한화큐셀 본사가 있는 작센안할트주의 총리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실제 독일의 고용법시행령 개정 투표에서 한국은 한 표 차이로 우대국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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