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2년 만의 시중은행 탄생...대구은행, 과점 깨는 ‘메기’ 될까

입력 2024-05-16 17:14 수정 2024-05-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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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신규 플레이어 진입...은행권 경쟁촉진 기대"
'iM뱅크'로 사명도 변경...영업점 3년간 14개 신설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했다. 국내 최초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금융당국 인가에 따라 ‘아이엠(iM)뱅크’라는 이름의 시중은행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신한·우리·하나·한국씨티·KB국민·SC제일은행에 이은 7번째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한 타이틀도 거머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통한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이뤄졌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되고, 소비자 후생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2월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8월 대구은행 직원 수십명이 고객 명의 증권계좌를 무단으로 개설한 정황이 포착돼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재발 방지대책을 만들고 당국의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무사통과됐다.

시중은행 출범을 앞두고 대구은행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의 경쟁을 위한 전략을 세웠다.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지점을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3년간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에 영업점 14개 등을 신설하고, 상황에 따라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방은행으로서 축적한 ‘관계형 금융’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중신용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틈새 전략이기도 하다.

시중은행 전환과 새 사명 홍보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도 준비했다. 대구은행은 조만간 주주총회를 거쳐 아이엠뱅크라는 사명으로 최종 변경한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에선 대구은행 명칭을 병기해 57년 정체성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계열사들도 iM라이프(DGB생명), iM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iM캐피탈(DGB캐피탈) 등으로 사명 변경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치거나 들어간 상태다. 대구은행은 새 사명 상표권 등록을 하면서 iM손해보험과 iM저축은행을 포함시키는 등 시중은행 전환을 계기로 포트폴리오 다양화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지방은행으로서 다져온 기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당장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뜨릴 메기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과도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묘수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대구은행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때 은행업권의 경쟁 체제를 촉발시키는 요인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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